방북 앞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아산의 숙원은 이뤄질까
방북 앞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아산의 숙원은 이뤄질까
  • 강필성
  • 승인 2018.07.2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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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대북사업의 물꼬가 트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 회장의 방북은 4년만이다. 그의 방북 이유는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추모식이지만 이 과정에서 남북간 민간경제 차원의 교류가 이뤄지리라는 기대는 적지 않다. 

24일 현대그룹 등에 따르면 현 회장은 다음달 4일 정 명예회장의 15주년 추모행사를 위해 방북을 준비 중이다. 최근 현대그룹이 정부에 제출한 대북 민간접촉 신청은 지난 12일 승인됐다. 

현대그룹은 정 명예회장이 사망한 2003년부터 매년 금각산특구의 추모비에서 추모행사를 가졌다. 다만 2016년에는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남북 긴장감이 높아지자 현대그룹이 방북신청을 하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북한 측에서 추모식을 치루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무산됐다. 

현 회장이 마지막으로 정 명예회장 추모식에 참석한 것은 2014년이다. 

특히 이번 현 회장의 방북에 대한 기대는 적지 않다. 최근 10년간 첨예하게 갈등을 빚었던 남북 관계가 모처럼 화해 기류를 보이고 있기 때문. 남북 철도 연결과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 등 남북 경협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남북 경협에 앞장 서 왔던 현 회장의 방북이 남북 경협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이 방문하면 통상 북한의 사업파트너와 만남이 이뤄진다”며 “다만 이번 방문은 어디까지나 추모행사를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 현대그룹도 최근 분위기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이다. 현대그룹은 지난 5월부터 현 회장을 중심으로한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 TFT’가 구성됐고 남북경협에 대한 사업을 검토하고 나섰다. 

현대그룹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소 500마리를 이끌고 북한을 방문한 이후 항상 대북사업의 중심에 서 왔다.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개발사업권 등 7대 대북사업에 대한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최근 10년간 남북긴장이 높아지면서 현대그룹의 사업도 위기를 겪어왔다. 사업을 주도하던 계열사 현대아산은 그간 누적 손실이 1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현 회장에게 대북 사업은 늘 놓을 수 없던 숙원이었다. 여기에는 정 창업주와 정 명예회장의 유지이자 뜻을 계승하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추모행사가 추진되기 위해서는 북한 통일전선부의 조직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현대그룹에 초청장을 받아야 한다”며 “늦어도 이번주까지는 와야 내달 일정을 맞출 수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