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家 차기총수후보 행보 '관심 집중', "내공다지고 현장 배우고"
유통家 차기총수후보 행보 '관심 집중', "내공다지고 현장 배우고"
  • 전지현
  • 승인 2018.07.1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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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지 않게 현장부터 차근히...자질 살려 경영수업 '구슬땀'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장남이 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통가 '차세대 오너'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당수 유통가 총수 가문 '차세대 주자'는 학업이나 경영 밑바닥부터 배우며 차근히 힘을 쏟는 단계다. 유통가 차기 총수 후보들의 근황을 살펴봤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미 경영에 참여한 유통 차세대 주자로는 단연 CJ그룹이 꼽힌다. 이재현(59) CJ그룹 회장의 맏딸 이경후(33) 상무와 장남 이선호(28)부장은 현재 핵심 계열사에 포진, 후계구도 밑그림을 확정짓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상무는 이달 출범한 CJ오쇼핑과 CJ E&M 합병법인 CJ ENM 브랜드 전략담당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치고 2011년 CJ주식회사 사업팀 대리로 입사한 이상무는 CJ오쇼핑 상품개발, 방송기획 등을 거쳐 2014년부터 CJ 미국지역본부로 경영수업 무대를 옮긴 바 있다. 지난해 3월 미국지역본부 마케팅팀장 상무대우로 첫 임원이 된 뒤 8개월 만인 11월 상무로 승진했다.
 
이 상무가 CJ ENM 마케팅 지휘봉을 맡게 되면서 CJ를 대표 한류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한 축을 담당했던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그룹내 콘텐츠 사업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중책을 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상무 동생 이선호 부장은 CJ제일제당과 지주사에서 근무하는 중이다.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을 전공한 후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 영업·마케팅팀 등 여러부서를 거치며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는 '모범생'으로 꼽히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51)의 장남인 해찬씨(20)는 7월 한달간 신세계그룹 호텔 계열사인 웨스틴조선호텔서울서 현장실습을 받는 중이다.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중인 해찬씨는 본인의 직접 요청으로 현장공부에 나섰다.
 
현재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객실 예약관리, 판촉과 같은 인턴 수준의 업무에 임하고 있다. 방학기간을 맞아 현장업무를 보고 배우는 중이라는 회사측 설명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4)의 외아들인 유열씨(일본명 시게미쓰 사토시)는 공공연하게 그룹 후계자로 꼽히지만, 현재까지 경영참여가 전무한 상태다. 올해로 32살이 된 유열 씨는 현재 일본 국적으로 콜럼비아 대학교에서 MBA과정을 밟고 있다. 일본 게이오대학을 졸업하고 2008년부터 2013년 8월까지 노무라증권을 다니는 등 신 회장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공식행사에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본적인 신상정보도 노출하지 않았던 유열씨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16년. 일본 도쿄 긴자(銀座)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개장식에 부인 시게미쓰 아야씨와 부부동반으로 참석했을 때다.
 
당시 재계는 롯데그룹의 후계 수업이 시작된 것 아니냔 관측이 제기했지만 이후에도 유열씨는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190㎝에 육박하는 건장한 체격에 야구광으로 전해진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56) 장녀 민정(28)씨는 중국 유명 경영전문대학원인 장강경영대학원에서 학업에 전념하는 중이다. 민정씨는 이니스프리·에뛰드하우스 지분을 증여받는 등 3세 경영권 승계를 받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다. 
 
때문에 재계는 민정씨가 지난해 1월, 그룹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오산 뷰티사업장 SC제조기술팀에 입사하는 배경을 두고 승계작업 본격화가 아니냔 시선을 보냈지만 6개월만에 퇴사하며 이 가능성을 일축시켰다.
 
하지만 민정씨가 수학하는 대학원은 2002년 중국 최초의 비영리 사립 경영대학원. 마윈 알리바바 호장, 류촨즈 레노버 명예회장, 궈광창 푸싱그룹 회장 등도 이곳 출신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룹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시장내 인적 네트워크 확보를 위한 행보 아니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정씨는 서 회장과 같은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2015년 7월에는 글로벌 경영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Bain&Company)에서 경영수업을 받은 바 있다.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61) 장녀 배진형(28)씨는 현재 토니모리 해외영업부 대리로 재직중이다. 뉴욕대를 졸업한 배 대리는 지난 2015년 9월 토니모리 해외사업부에 주임으로 입사했고, 입사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회사 내부에서는 배 대리가 오너가 딸 답지 않게 성실한 태도로 튀지 않게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내부직원들은 오너 2세의 갑작스런 등장에 '감시자가 생긴 것 아니냐며 회사에 대한 농담도 편히 못할 것'이란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배 대리는 여타 신입보다 나은 근무태도로 오히려 오너 2세라는 점이 배 대리 평판에 불편함을 제공한다는 평가마저 나오는 중이다. 나이답지 않은 빠른 사회생활 눈치고 갖고 있어 칭찬이 자자하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