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칼럼]어느 대주주들의 오픈 콜라보
[엄길청칼럼]어느 대주주들의 오픈 콜라보
  • 승인 2018.07.1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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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시장경제를 가장 효과적인 경제운용 기조로 알고 지내온 우리나라 국민들이 요즘 전혀 새로운 가치와 사회행동에 적응해야 하고 있다. 다름 아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유가치나 사회협력 방식이다. 이전에 협동이나 협조 등의 공동가치는 부분적으로 삶의 행동가치로 실천해온 사회이지만, 이제는 근본적으로 개인가치 추구나 개별적 성과관리였던 이익창출 인식이 공공과 사회적 관점으로 변모해가는 중이다. 그것도 아주 급속히 변해가고 있어  그동안 이런 일을 주도한 사회 활동가들이 무색할 정도로 확산과 이해의 속도가 빠르다. 요즘 사회 곳곳에서 등장하는 갑질 논란의 사회적 비난도 그 배경은 전 방위적으로 진행되는 수평적 인간관계로 변하는 이런 세상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
 
그러나 경제적 이해가 담긴 일을 이전에 없던 공유나 협업으로 하는 일은 그 섬세한 과정관리와 깊은 신뢰를 전제로 한다.
 
요즘 공공정책이 창업이나 벤처사업을 지원하다보니 이 방면에서 협업이 나타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반면에, 그 과정에서 약속 이행파기나 상대의 불성실로 손해를 보는 일들이 잦아진다는 소식이 들린다. 소위 어느 한쪽이 조금 우위의 경험이나 정보나 지식으로 다른 한쪽의 일을 맡아하는 대리인 역할로 변하면 곧 브로커 같은 관계가 된다. 이는 엄청난 신뢰관계가 필요한 지식서비스 콜라보관계인 의사나 변호사나 교육자의 세계가 직업윤리에 항상 유념하는 것에서도 그 엄중함을 느끼게 하는 일인데, 요즘 갑자기 실업이 늘어나고 산업구조가 급변하다보니 특히 관변에서 정책지원 자금을 유용하기 위해 협업이란 이름으로 그런 사건들이 빈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좀 더 양심적이고 진실한 협업의 사회적 훈련이 필요한 사회이다. 오픈 콜라보(open collaboration)가 사회적 공감을 이루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동안 정치이슈나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이런 시민의 수평적 협력으로 대처 한 것과는 사안이 다른, 개인들의 다양한 삶의 경제적 협력이 이렇게 변해가는 데는 많은 시간과 성찰이 필요하다.
 
그러나 가만히 보니 투자의 세계도 이런 변화가 서서히 늘어나는 것 같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요즘 기업들도 오픈 콜라보를 지향하며 그 훈련을 쌓는 것을 보게 된다. 그곳에 개인들의 참여도 분명한 경우도 보인다.
 
삼천리자전거와 참 좋은 여행이란 회사와 한 개인 투자가가 그런 오픈 콜라보의 사례로 보인다. 당초 이 일은 삼천리자전거가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들이 수입자전거를 통해 제품을 고도화하기 위해 세운 회사를 품격여행을 지향하는 여행사와 협업하여 참 좋은 여행이란 회사로 콜라보하여 상장시킨 경우이다. 물론 자신들의 본업인 국산 자전거 제조를 중심사업으로 하면서 전개하는 일이다. 그런데 여기에 어느 한 개인 주주의 큰 지분참여가 드러난다. 그는 아마도 전업투자가인 것 같은데 삼천리자전거와 참 좋은 여행에 상당한 지분을 드러내 놓고 참여하고 있다. 아마도 향후 우리 사회가 자전거 이용이 많아지고 의미 있는 여행들을 많이 할 것으로 본 자산가가 결단한 일로 보인다. 그 결과야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이런 오픈 콜라보가 잘 되길 바란다. 또 이런 경험들이 확산되면서 공유경제나 사회적 협업의 확산도 진지하게 확대되어야 하겠다.
 
사회가치를 앞세운 정부라도 그 정책의 순수함만 믿고 사회운동 하듯이 부의 분배를 밀어 붙이면 경제는 반드시 다른 부작용에 부딪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강남서초지역의 아파트가격이다. 다수 주택의 보유를 급속히 줄이면 여타 지방이나 여타 지역 매물이 늘어나고, 강남서초지역으로 더  매수가 집중하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서서히 전체적으로 살만한 사회주택을 늘리면서 추진해야 했을 일인데 이처럼 단기성과에 집착하면서 집값 차이만 더 벌려놓았다. 부유층 가족들이 한 채만 보유한 채로 선호지역에 오래 모여서 거주하면 가격은 더 오를 텐데 말이다. 사회적 가치의 시대적 중요성을 모두가 공감하게 하면서 사회 구성원 간에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스스로 참여하게 하는 열린 사회적 협력정책에의 자발적이고 부드러운 유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무튼 삼천리자전거와 참 좋은 여행과 어느 개인투자가의 오픈 콜라보는 요즘 미세먼지로 다소 자전거 판매실적이 부진해 관련 주가도 저조해 보이긴 하지만, 중국이 결국 장기적으로는 미세먼지 발생량을 줄이게 되고,  퍼스널모빌리티(1인 이동수단)들이 근거리이동의 대세가 되면 좋은 결실을 보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들 주요 주주들의 협업자세는 일부 대주주들의 소수 지분의 전횡에서 비롯된 반사회적 처신에 비한다면 소리 없는 바람직한 귀감이라고 보여진다,
[엄길청 global analyst/global social impact capita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