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시대' 활짝 연 LG家…'판토스'에 쏠린 눈, 왜
'4.0 시대' 활짝 연 LG家…'판토스'에 쏠린 눈, 왜
  • 이연춘
  • 승인 2018.07.04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광모 경영전면…물류사 '판토스' 재조명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지난달 29일 선임된 구광모(사진) ㈜LG 회장. 70개 계열사를 거느린 연매출 160조원의 재계 4위 LG그룹이 40대 젊은 총수의 '4.0 시대'를 맞았다.

로체스터 공대를 졸업한 구 신임 회장은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해 미국 법인과 HE사업본부, B2B사업본부 등을 거쳐 경영 수업 12년만에 총수에 올랐다.

특히 상무에서 곧바로 회장으로 승진한 사례는 재계에서도 이례적이다. 조부인 구자경 명예회장과 구본무 회장이 각각 20년의 경영 수업을 거쳐 회장에 오른 것과 비교해도 상당히 이른 편이다.

이번 그의 행보에 물류사인 판토스에 LG그룹 안팎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향후 승계관련 재원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판토스가 활용 될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오기 때문이다.
 


재계 일각에선 구 회장이 가진 비상장 판토스 지분(7.5%)을 경영권 승계 과정에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판토스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하거나 구본준 부회장이 보유한 LG 지분과 맞바꾸는 방안이 거론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상사가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판토스의 주요 주주에는 구 회장(7.50%)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구본무 회장의 두 딸인 구연경, 연수씨도 각각 지분 4%, 3.50%를 갖고 있다. 오너일가 4세 지분이 19.90%에 달한다.

판토스는 해운과 항공화물운송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LG그룹 계열의 일감에 다분히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6160억원으로 전년(2조9977억원) 대비 20.6% 증가했다.

LG, LG전자, LG화학 등 특수관계자 등과의 매출거래 총액은 78.1%(2조8223억원)에 달했다. 판토스는 내부거래를 바탕으로 안정적 성장을 하고 있는데다 개인 주주로서는 구 상무가 최대주주인만큼 향후 지분 상속 등 승계 과정서 주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얻는다.

구 회장은 LG 총수로서 경영권을 확실하게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분 6.23%외에 우선 고인이 된 구본무 회장의 LG 지분 11.28%를 상속받아야 한다.

주식을 상속하는 경우 상속인의 사망 전후 2개월씩 4개월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삼고 게다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상속할때는 20% 할증도 붙는다. 이렇게 계산한 구본무 회장의 주식가치는 1조80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상속세를 50%를 내는 경우 1조원 가까운 세금이 필요해 진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는 분위기라 판토스 지분 활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판토스 매출의 70%가량이 그룹 내부거래라 일감 몰아주기로 지분가치를 끌어올렸다는 혐의를 받을 수 있어서다.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 회장 지분의 일부만 상속받고 나머지는 다른 친인척이 나눠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구본준 부회장이 계열분리에 나설 경우 판토스를 가장 유력하게 꼽고 있다. 판토스는 지금까지 그룹 안팎에서 무게감 있게 거론돼고 있다.

다만 최근 검찰, 공정위 등 사정기관 압박에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규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정도경영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LG그룹 내에서 피조사 가능성이 큰 계열사로 거론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