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칼럼] 생활의 이윤
[엄길청 칼럼] 생활의 이윤
  • 승인 2018.06.1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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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내수 경기가 점점 말라간다. 고용도 갈수록 심각해진다. 청와대로 간 고려대 경영학과 장하성교수가 정책실장을 사임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여러 사정이 있겠지만 경제운용의 틀을 만드는 자리인지라 최근의 이런 나라의 경제사정을 보고 맘이 편치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재정이 나쁘거나 무역수지가 돌아선 것도 아니다. 수출도 기술진보도 우린 여러 선진국보다 좋은 상태이다. 어쩌면 그래서 더 소비가 어렵고 직장이 줄어드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지금 4차 산업혁명 속으로 빨려 들어가서 그렇다. 점점 스마트공장이 늘어나고 플랫폼들은 매일 보통사람이 하던 일들을 흡수하고 있다.

특히 이젠 대놓고 이문을 붙여서  장사하기가 어렵다. 그런 이윤이 있는 상품이라면 그런 가격이 매일 파괴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파트도 머지않아 서민이나 청년들이 살만한 집들은 민간업체가 손을 대면 곤란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아마 저렴한 비용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웬만한 곳이면 많이 공급할 것이다. 민간 주택회사들은 아주 부유층 동네가 아니면 함부로 소형아파트 짓지 마시라. 그렇다고 어중간한 큰 평수는 더 안 된다. 그런 곳의 수요는 중산층의 소멸과 함께 갈수록 점점 고갈될 것이다.
 
이미 오랫동안 급여가 동결된 대학은 아마 이 급여수준이  평생 급여일 가능성도 있다. 학생들은 등록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상당수 사립대학은 머지않아 준공영대학으로 옮겨가리라,
그래서 얘긴데 점점 매출이 줄어도 심지어 낮게 팔아도 현상유지가 되면 사업을 하자. 당연히 마진이 줄거나 심지어 없기도 하겠지만 손해만 아니면 하 던 사업을 하자. 그리고 나의 생활을 검소하게 하여 삶에서 생활이윤을 내자.
 
지금 우리 모두는 바쁜 사회생활에 맞추어 돈을 쓴다. 옷도 많고 외식도 잦고 모임도 많다. 손수 할 수 있는 것도 남의 손을 빌려서 하는 게 습관이다. 그러나 점점 집 주변을 벗어날 기회가 줄어들 것이다. 대외관계가 거의 관공서로 좁혀질 수도 있다. 그러니 단출하게 간략하게 살자. 그러면 매출이익은 낮아도 생활이윤은 시간이 가면서 반드시 쌓여 갈 것이다.
 
레저에 쓰는 돈도 적절히 조절하고 여행도 알차게 가자. 모임도 보람 위주로 가고 공부도 돈 덜 들이고도 할 수 있을게다. 습관적으로 사우나 가고, 학원에 가고, 한잔하러 가고, 공치러 가고, 차 바꾸고, 건강식 챙기지 말자. 정말 마음을 정갈히 한 채로 비로소 상품에 손을 대자. 쇼핑은 가급적 메모지만 들고 빈손으로 구경하러 가자. 몇 번을 되 뇌이고 나서 소비하자. 그래야 사업가들도 꼭 필요하고 적당한 규모로 공급하게 된다.
 
창고와 매장 진열대에 최적의 재고만 있어도 가격은 가난한 사람도 구매할 수 있게 적당해질 수 있다. 평범한 시민이 할 만한 일의 경기는 갈수록 나빠진다. 그러나 일이 손에 있고 업이 유지만 되어도 생활에서 소박한 검약의 이윤을 내보자. 이런 사업가에게 일은 신학이다. 갈수록 남는 장사를 찾기는 힘들어도  남는 인생은 언제나 나의 마음속에 있다.
 
[엄길청/글로벌애널리스트(글로벌한국경영연구원장;KIC-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