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근무] 저녁 있는 삶 가능할까…유통가 곳곳서 혼란
[주52시간 근무] 저녁 있는 삶 가능할까…유통가 곳곳서 혼란
  • 전지현
  • 승인 2018.06.1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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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서비스업종인 유통업계는 주52시간 근무제 시행(7월1일)을 보름여 앞두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근무 특성상 주52시간 근로를 명확히 지키지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유통 대기업을 제외하면 중견기업 등의 대응책 마련은 쉽지 않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류업계와 빙과업계는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고민하고 있다. 추가채용 외에는 대안이 없지만 한철 장사를 하기 위해 채용인원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주류업계 영업사원의 경우 야간을 이용해 마케팅 등 활동에 나서기도 하지만 근로시간 산출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영업직에 대한 방안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며 "탄련근무제 확대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빙과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성수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가이드마련을 마련한다는 것조차 부담이 역력하다. 빙과업계 한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작업량이 많아져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만 한다"며 "포장 등에 파트타임 채용을 할 수 있지만, 즉각 투입될 만큼 숙련된 인력을 적시에 충원할 수 있을 지가 고민"이라고 전했다.
 
이는 중견·중소기업으로 갈수록 애를 태우는 모습이다. 실제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서 377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해당 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예상되는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으로 37.1%가 ‘인건비 부담 가중’을 꼽았다.
 
‘가동률 저하로 인한 생산량 차질’과 '구인난으로 인한 인력 부족'도 각각 18.8%, 11.4%로 높게 나타났다. 예상되는 생산량 차질 규모는 평균 약 105억원, 인건비 증가 규모는 17억원으로 조사됐다.
 
중견련 관계자는 “인건비 증가도 문제지만, 생산라인에 즉각 투입될 만큼 숙련된 인력을 적시에 충원하기 쉽지 않은 중견기업계의 고질적인 이중고가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 대기업들은 매장 영업시간 단축, PC오프제, 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여파를 극복하고 있다.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대형 유통사는 매장 영업시간을 기존 대비 30분~1시간 줄여 근무시간 단축에 나섰다.
 
온라인쇼핑몰 위메프 역시 초과근무를 줄이고 추가 근로를 할 경우 기존에 받지 못했던 야근수당(시간당 임금의 150% 이상)도 추가로 지급하는 등 포괄임금제 폐지 및 주40시간 근무 목표로 빠른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적극 참여한다는 의지로 52시간 근무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업태별 상황에 따라 가이드라인을 달리 설정해야 하는 만큼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