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트리뷴] 한화 중간지주사 수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현우
[핫트리뷴] 한화 중간지주사 수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현우
  • 권안나
  • 승인 2018.06.0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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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권안나 기자]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한화그룹이 진행하고 있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신뢰를 받고 있는 전문경영인이라는 평이다. 신 대표가 이끌고 있는 한화그룹의 방산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전 한화테크윈)는 최근까지 비주력 사업들을 모두 물적분할하고, 주력 사업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을 마쳤다. 하지만 주력사업인 항공기 엔진의 투자로 인한 여파와 방산사업, 시큐리티 사업 모두 힘든 대·내외 환경에 처한 상황이라 이들 각 부문별 경영을 안정시키고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 한화그룹 '방산 중간지주사' 수장 …어깨 무거워

1964년생인 신 대표는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한화에 입사해 30년 넘게 한화그룹 내에서 방산부문에 재직하고 있는 방산 전문가다. 한화그룹에서 지주회사인 (주)한화의 방산부문을 제외한 그룹 내 방산사업 전체를 사실상 이끌고 있다.

신 대표는 한화그룹이 삼성그룹 방산계열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전략 수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에 참여해 한화테크윈 등의 인수와 사업의 방향성을 잡는 역할을 하며 존재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후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현 한화시스템) 등의 방산기업 인수가 마무리된 뒤에는 한화그룹 방산사업을 총괄하는 수장 자리에 올랐다.

2015년 6월 한화테크윈 총괄부사장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12월 한화테크윈 항공·방산부문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당시 한화테크윈 전체 사업의 80%를 차지하는 항공·방산부문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는 점에서 김승연 회장이 신 대표에게 보내는 신뢰가 컸던 것으로 관측된다. 또 2016년 6월에는 두산으로부터 인수한 한화디펜스(전 두산DST) 대표이사를 맡아 한화그룹에 안정적으로 자리잡도록 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K9자주포 생산을 전담하는 사업부문을 '한화지상방산'으로, 에너지장비와 산업용장비, 방산전자 사업부를 '한화파워시스템'과 '한화정밀기계', '한화시스템' 등으로 물적분할한 데 이어, 올 4월에는 시큐리티 사업을 물적분할해 비상장 자회사(현 한화테크윈)로 두고, 항공기 엔진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존속 법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라는 사명으로 정식 출범했다. 즉,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지방방산,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 한화시스템, 한화테크윈 등 5개의 자회사를 보유한 한화그룹의 중간 지주사로 자리한 셈이다.

이로써 신 대표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신 대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표이사는 물론, 한화파워시스템의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또 한화지상방산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 항공·방산부문의 총괄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모회사의 임원이 물적분할된 자회사의 사업 전략 수립에 참여하기 위해 기타비상무이사를 맡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수익성 개선 과제 …당분간 녹록치 않다

신 대표는 한화테크윈의 항공·방산부문을 맡은 뒤 글로벌 유력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단순 부품 제작사 수준을 넘어서 글로벌 메이저 엔진 공급사로 가는 길을 닦고 있다. 또 방산전시회 등에 참석하며 영업기회를 끊임없이 살피는 등 해외에서의 기회 도출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신현우 대표는 몰입을 통해 성과를 이뤄내는 스타일로 효율적인 경영과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며 "이를 통해 '항공기 엔진 Global No.1 파트너'라는 비전을 달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화테크윈은 2016년 9월에는 싱가포르의 세계 3대 엔진 제작사 P&W 생산법인 지분 30%를 인수해 세계 3대 엔진 제작사의 경영에 참여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베트남에 축구장 8배 규모의 엔진부품 제조 공장을 설립해 엔진부품의 생산능력을 높였다. 2016년 창원에 지어진 국내 신공장은 고부가 제품군을 생산하고, 베트남 현지 공장은 가격경쟁력이 요구되는 제품군의 생산기지 역할을 담당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연이은 대규모 투자와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 처하면서 첫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명을 걸고 발표한 올 1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335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전망이 그닥 밝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전 한화테크윈)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항공엔진사 '프랫 앤드 휘트니'와 협력해 GTF(Geared Turbo Fan)엔진 공동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이 보장되는 사업이어서 미래 성장에는 긍정적일지 모르나, 당분간 실적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20년까지 엔진부문에서 연간 영업손실 600억~700억 원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매출 9509억 원, 영업이익 106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보다 매출은 8.2%, 영업이익은 54.3% 줄어드는 수치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업구조 불확실성 등으로 실적 개선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공기 엔진 사업에서 부진이 예고된 만큼 방산계열이나 비방산(시큐리티) 부문에서 수익을 메꿀 수 있어야 하는데,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방산 사업의 경우 남북 화해 무드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고, 시큐리티 부문은 중국 업체들과의 저가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형국을 벗어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는 향후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전략으로 "민수사업(LTA) 도약을 위해 해외 생산거점을 통한 QDC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며 "군수사업은 제조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신현우 대표의 프로필이다.
 
▲1964년생(57세) ▲1987년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1987년 한화 입사 ▲2010년 한화 화약부문 방산개발사업담당 상무 ▲2014년 한화 화약부문 경영전략실장 ▲2014년 한화 경영기획실 인력팀장 ▲2015년 한화테크윈 총괄부사장 및 PS(파워시스템)사업본부장 ▲2015년 한화테크윈 항공ㆍ방산부문 대표이사 ▲2016년 한화디펜스 대표이사(겸임) ▲2017년 한화파워시스템 대표이사(겸임) ▲한화지상방산 기타비상무이사 ▲2018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