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이제 중소기업 사로잡아야 할 때…선두주자는 국민은행
시중은행, 이제 중소기업 사로잡아야 할 때…선두주자는 국민은행
  • 원하리
  • 승인 2018.05.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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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원하리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4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325조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계 주택담보 대출은 0.7% 증가에 그쳤다.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보다는 중기대출에 주력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중소기업 살리기 행보에 시중은행들이 화답하는 성격이 짙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활성화와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중소기업벤처부를 신설했고, 6·13 지방선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지금 각종 지방직 후보들은 너도나도 중소기업과 관련한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정부의 가계 대출 정책도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와 직결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가계 대출 조이기에 들어가면서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예대율 산정 시 가계·기업 대출 간 가중치를 차등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의 가중치는 15% 상향한 115%, 기업대출은 15% 하향한 85%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내 4대 시중은행은 모두 중소기업들의 상생 인프라를 구축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3.1% 늘어난 91조8000억 원의 중소기업 대출액을 기록했다. 시중 은행 중 가장 큰 규모이다. KB국민은행은 규모와 더불어 액수의 증가 폭도 가장 컸다.
 
KB국민은행은 꾸준히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부터 창업컨설팅을 제공해오고 있다.
 
지난 1월에는 'KB 창업기업 우대 신용대출'을 출시하고 중소기업 대상의 '기업 신용개선'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중소기업과 다양한 상생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 혁신중소·벤처유관단체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5년간 1조5000억 원의 대출을 지원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이러한 다방면의 상생 전략 덕분에 리딩뱅크 도약과 더불어 중기대출에서도 앞장설 수 있게 됐다.

두 번째로 많은 중기대출에 나선 시중은행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6일 벤처 및 중소기업을 위해 AI 기반 기업 비재무 리스크 분석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전에도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법인의 안정적인 자금 공급처 역할을 충실히 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하반기 관계형 우수은행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두드림 프로젝트와 '으뜸기업-으뜸인재 매칭사업'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함께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AI 시스템을 개발해 중소기업과 상생하고자 함과 더불어 1000억 원 규모의 4차 산업 투자펀드를 조성해 4차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진단된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1분기 중기대출 역시 각각 78조4000억 원, 75조1000억 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늘어났다.
 
우리은행은 산업진흥원·서울신용보증재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서울에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1500억 원을 지원했다. 지난 16일부터는 중소기업 정기예금을 특판하는 등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3월 중소벤처금융부를 신설해 중소·벤처기업 지원 등 생산적 금융에 총 15조 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지난 19일에는 국내 스타트업 13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Q Agile Lab 6기'를 출범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단순히 지원하기보다는 안정적 기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동반성장을 위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전히 기업은행이 중기대출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이 따라잡는 속도를 무시할 수는 없다"며 "올 초 국내 중소기업의 평균 거절률이 OECD의 약 4배를 기록했는데 중소기업과 은행 간 관계가 개선되면 이러한 수치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들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생산적 금융을 실천하는 모습은 상생, 일자리 창출의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일부 은행들의 급격한 중소기업 대출 증가는 우려된다"며 "기업의 건전성 등을 냉정하게 판단해 대출이 적정선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