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경영' 이재용, 삼성공익재단 이사장 연임…호암상 참석에 쏠린눈
'책임경영' 이재용, 삼성공익재단 이사장 연임…호암상 참석에 쏠린눈
  • 이연춘
  • 승인 2018.05.21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직을 연임하게 되면서 책임경영의 보폭을 넓히게 됐다. 앞서 18일 재단은 이사회를 열어 이 부회장의 이사장 연임을 결정했다. 임기는 3년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석방 이후 경영에 복귀해 유럽, 북미, 중국 지역 등 글로벌 경영에 나서 주요 파트너사와 인적 네트워크 복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론을 의식해 국내서는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이번 이사장 연임으로 오는 6월 1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개최되는 '제 28회 호암상 수상식'도 참석해 국내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21일 재계 일각에선 삼성 내부나 사회적으로도 '호암상'이 갖는 무게와 지난해만 빼고는 총수 일가가 시상식이나 시상식 이후 기념행사에 얼굴을 비춘 것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이 올해는 참석하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내다본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국내경영 복귀 시기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을 마친 만큼 곧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재단은 이 부회장이 재단 설립 취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삼성그룹의 경영철학, 사회공헌 의지를 계승 발전시킬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1982년 5월 설립된 삼성생명공익재단은 보유자산이 수조 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익재단이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은 2015년 5월 이 회장으로부터 이사장직을 넘겨받으면서 상징적인 의미에서 그룹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한 데 이어 이번 연임으로 이를 재확인했다고 보고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 이건희 회장에 이어 2015년 재단 이사장에 올랐다. 당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상징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부회장의 이번 이사장직 유지 여부가 관심을 받은 이유는 공익재단에 대한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의 비난 여론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재단의 이사장 지위를 통해 그룹 지배력을 높이려 한다는 시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주요 계열사인 삼성물산 지분 1.05%와 삼성생명 지분 2.18%를 보유 중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에 대한 정부의 강도 높은 압박은 이 부회장의 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문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금융 검찰'인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특별감리와 삼성증권 ‘유령주 배당’ 문제를 조사 중이고, 금융위원회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주목중이다. 여기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삼성전자 지분매각과 관련해 삼성생명 스스로 자발적으로, 단계적인 대안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 결과에서 분식회계 혐의로 잠정 결론지으면서 후폭풍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삼성에 대한 정부의 압박은 이 뿐만이 아니다. 검찰은 삼성전자의 '노조 파괴' 혐의에 '윗선' 개입 여부에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아울러 금융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삼성증권이 사상 초유의 배당 사고를 내면서 삼성의 금융당국의 징계는 물론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증권사가 기본적인 시스템이 미약했다는 점에서 신뢰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무리한 기업 압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 주변에서는 쇄신의 속도를 높이려는 삼성에게 너무 가혹한 압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기업 경영에 대한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맘때쯤이면 각종 리스크를 진단하고, 조직도 정비해야 하는데 현재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기보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지금과 비슷한 '정중동'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