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칼럼]대외경쟁력의 실체 "대한민국이 중국 일본 앞서는 이유"
[엄길청 칼럼]대외경쟁력의 실체 "대한민국이 중국 일본 앞서는 이유"
  • 승인 2018.05.1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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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의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여러 구조 속에는 많은 것의 경쟁기반 구축이 요구된다.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자연적 사회적 환경을 뛰어넘어 필요한 질적인 요소들은 하루아침에 달성하기 어려운 지난한 과제들이다. 어느 나라나 일정한 시류를 타고 급성장 할 수는 있어도 항구적으로 그 나라 그 민족이 살아가는데 힘이 되는 고유한 내부경쟁력은 매우 복합적인 성질을 갖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과거 일본이 가지고 있던 산업생산 경쟁력은 우리나라보다 앞서서 개방하고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차이가 가장 컸으며, 국민성이나 문화적 기질에서는 우리를 넘보기 어려운 것이 현재의 실상이다. 그들은 중전기, 중화학, 중기계 등에서 우리를 많이 앞서 있었다. 그래서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제품 등이 대표적인 그들의 성공작이었다.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격차로 그들은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 기술과 소재와 장비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중국에서 석유제품, 선박, 반도체, 화학제품에서 일본제품을 상당히 앞서고 있다. 오히려 그들은 당장에 제조기반의 급조가 가능한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에서 고의로 내려버린 엔화의 약세를 타고 우리제품을 추격하는 후발 선진국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수한 그들의 글로벌 경영조직력, 탄탄한 내부 기술개발 에너지, 부러운 브랜드 가치는 이제 어디를 가도 우리를 이기기 어렵다.
 
우리나라가 이런 종합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까지는 많은 시련들이 거쳐 갔다. 우린 전략적으로 주요그룹별로  산업구조 안배를 실시한 나라이며, 수시로 그 전략적 집합들도 수정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거쳤다, 오늘날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에 나선 화학, 기계 등은 바로 그런 수순을 밟은 산업들이다.

게다가 우리는 온 나라가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한마디로 투명한 나라가 되었다. 기업들의 재무구조나 개인들의 신용상태가 어디다 감추기 어려운 나라가 되었고, 무엇보다 천문학이던 기업 부채가 지금은 재무구조가 가장 안전한 나라로 변했다.  그리고 대표적인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전을 멈추지 않고 오늘의 삼성, 현대, LG, SK 등의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 요원하던 과학기술 국가로도 국가와 학교와 기업의 협업으로 장기간 노력 끝에 이루어 냈다. 
 
우린 사실 몇 가지의 사회적이고 인문적이며 전통적인 기질 면에서 이런 성공의 종합적인 경쟁력을 채운다고 본다. 우린 사실 남의 밥그릇을 빼앗는 일을 무척 저어한다. 그래서 어쩌다 남의 발을 밟으면 본인이 더 화들짝 놀라며 아주 미안해한다. 우린 남의 돈을 쓰는 일도 가능하면 피하려한다. 가정들이 이전보다 부채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나 가능하면 갚아야 한다는 일념은 차이가 크게 없다.
우리는 나의 명예나 명성을 아주 중요시 여긴다. 물론 체면 차리기와 겉치레의  부작용도 있지만 그래도 우린 정말 자기 이름을 중히 여기는 아주 문명적인 국민이다. 그래서 뒤지는 것을 싫어해 언제나 인생역전이나 극적인 만회를 꿈꾸고 산다.
 
우리 민족은 혼자서는 도전과 모험을 그리 강하게 추구하지 않아도 함께 하면 무서울 게 없다고 생각해 수많은 독립적 벤쳐사업들이 곳곳에서 정부나 사회의 지원 속에 삼삼오오 힘을 규합하고 있다. 여기에는 공유사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겹쳐 더욱 뚜렷한 젊은 국민들의 생활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일부의 분석은 중국이 우리와 미래기술에서 경합하는 나라라고 보는 시각들이 있는데 그것인 지나친 비약이다. 그들이 일시적으로 미국과 유럽의 금융위기 속에 자국에 몰린 산업투자 붐 속에서 급성장해 지금 나라가 외환보유고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이제 그 돈으로 오래오래 살아야 한다. 현재 개도국 문턱에 도착한 중국은 그들의 대중적 소비기질로 보아 머지않아 수입대국으로 변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로 나라 걱정을 하는 것은 필요한 자세이지만 겉으로 일어나는 일만 가지고 매일 우리 산업의 위기라고 말하는 일반적 언급은 누구나 좀 자제할 필요가 있다. 그게 대부분 과장이기 때문이다. 우린 어딜 내놓아도 모든 면에서 참 건강하고 모범적인 나라이다.
 
[엄길청/global analyst & futur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