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위 하루 앞두고…금융위 vs 금감원 신경전 '팽팽'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위 하루 앞두고…금융위 vs 금감원 신경전 '팽팽'
  • 김현경
  • 승인 2018.05.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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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결론 사전통지 공개를 둘러싸고 한차례 공방을 벌였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오는 17일 열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감리위원회의 구성원을 두고 양측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금융위는 이번 사안과 이해관계가 있는 감리위원회 민간위원 1명을 제척했다. 이 위원은 4촌 이내 혈족이 삼성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어 스스로 증권선물위원회에 회피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위원은 과거 금감원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 금감원의 이번 결정을 이해할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두 번의 수장 사퇴로 권위가 땅에 떨어진 금감원으로서는 감리위의 이번 결정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현재 감리위원 중 과반수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됐다는 의혹이 흘러나오면서 금감원에서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지난 15일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감리위원 추가 제척 요구를 거절하고 감리위의 공정성을 강조하는 등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신경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대한 금감원의 결정이 언론을 통해 유출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언론 보도 직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결론을 외부에 유출한 금감원을 두고 시장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을 전례 없이 외부에 공개해 시장에 혼란과 충격을 줬다"며 "사안이 다 끝나면 금감원이 사전 통지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적절한지 별개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은 쉽게 진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8일 취임한 윤석헌 신임 금감원장이 그동안 금감원의 독립성을 강력하게 주장해온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가 금융감독 체제 개편의 씨앗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윤 원장은 지난 8일 취임사를 통해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며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에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위험관리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온갖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지금 분위기상 금융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편을 들기도 금감원 편을 들기도 어렵게 됐다"면서 "만약 금융위에서 금감원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판단한다면 어쨌든 서로 협력해야 하는 두 기관 사이가 다시 좋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