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수수료 인하 시점이 바닥이다
삼성카드, 수수료 인하 시점이 바닥이다
  • 승인 2015.09.0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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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현대증권이 2일 삼성카드에 대해 수수료 인하 악재가 반영되는 9월말에서 10월까지 오히려 매수 적기라는 의견을 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3년마다 실시하는 카드 수수료 재산정 결과가 이번 9월 말에서 10월 중 발표 예정”이라며 “2012년과는 달리 1% 포인트 정도의 소폭 인하가 예상되는데, 오히려 이 시점은 ‘악재 반영’이라는 관점에서 매수 시점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삼성카드는 금리 하락 영향으로 자금 조달비용이 내려가고 있고, 대손비용도 안정화되는데다 판관비 감축으로 수수료 인하 효과를 상쇄할 여력이 있다”며 “최근 주가 흐름에는 악재만이 반영됐을 뿐, 긍정적인 효과는 반영돼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수익 역시 2016년엔 정체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수정순이익은 2013~2014년 2800억원 대에서 2015년 34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수수료율 인하로 2016년 실적은 정체되겠지만, 그 효과가 사라지는 2017년에는 다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율 인하 폭은 2012년보다 작을 전망

삼성카드 주가의 발목을 잡은 이유로는 외형성장률의 둔화보다 수수료율의 인하 문제가 더 크다. 지난 2012년 12월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인하(결정은 7월)된 후, 감독 당국과 카드업계는 매 3년마다 수수료율을 협의하기로 했다.

2015년이 바로 3년이 지난 시점이 다. 현재 각 카드사와 회계법인이 참여해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테스크포스(TF)가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서 적정 수수료 책정을 위한 세부 논의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와는 별개로 국회에서는 영세·중소가맹점 우대 수수료율을 더 낮추려는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인하 근거는 ‘원가(금리) 하락’이다. 여러 모로 볼 때 수수료율 인하는 불가피하다.

당사는 수수료율 인하 폭을 지난번(자산평잔대비 연환산 1.9%p)보다 작은 1%p 내외로 추산하고 있다. 그 이유는 수수료율을 인하하라는 압박의 근거가 ‘금리하락’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삼성카드의 조달금리는 4.35%였다.

3년이 지난 2015년 상반기 기준으로 삼성카드의 조달금리는 3.17%로, 1.18%p의 하락세를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1%p 정도의 인하 여력이 있을 뿐이다. 참고로 2012년 삼성카드의 조달금리(4.35%)는 3년 전인 2009년(6.35%)에 비해 2.0%p나 하락했다.

당시에는 그 만큼 인하 여력과 명분이 컸다.

삼성카드의 신판 수수료율이 1%p 인하될 때, 이론적으로 연간 수수료는 1,000억원 감소(2015년말 신판자산 추정치 10.0조원)하게 된다. 하지만 삼성카드 신판자산이 2016년 연간 5.4%(평잔 기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신판수수료는 2015년 1조 8,112억원에서
2016년 1조 8,057억원으로 미미하게 감소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수수료율 인하의 영향은 신용판매 수수료가 1년 정도 성장을 멈추는 정도다. 그 동안의 주가 하락에 비하면 그렇게 큰 상처는 아니다.

2012년 이후에 시중금리 및 은행 대출금리가 내려간 것에 비해 카드사의 금융사업 수익률(대출금리)은 큰 변동이 없다.

여러 언론이 이를 공론화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수익률을 인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용카드 수수료의 경우 영세상인, 중소상인등과 관련된 이익단체가 존재하는 반면,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의 소비자들은 이익단체를 구성하기 힘들다.

여론의 압박에 따라 어느 정도는 내려야 하겠지만, 가격 저항이 작아 신판 수수료보다는 인하 폭이 작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사는 0.5%p 정도 금융사업 수익률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조달금리의 하락은 이자비용의 감소로 이어져

저금리로 유발된 삼성카드 펀더멘탈의 변화가 ‘가격인하 압박’이라는 부정적인 영향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 더 크다. 대표적인 것은 (1)조달금리의하락과 (2)대손비용의 감소다.

시중금리 하락에 힘입어 삼성카드의 조달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림9>를 보면 2015년 2Q 현재 삼성카드의 조달금리는 3.1%(잔액 기준)까지 내려왔다.

신규 조달비용이 1.9%인 것을 감안하면, 조달금리 하락세는 더 이어질 전망이다. 신규와 잔액의 금리차이가 큰 것은 삼성카드의 평균 부채 만기가 27개월로, 비교적 길기 때문이다.

증권시장에서는 경기부진 및 정부정책을 감안하여, 당분간 시중금리가 급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삼성카드의 조달금리는 적어도 2016년까지 하락세를 보일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규 조달금리가 상승하더라도 당분간은 롤오버되는 기존채권의 금리보다는 낮다. 잘하면 2017년까지도 조달금리가 하락할 수도 있다.

당사는 삼성카드의 연평균 조달금리가 2014년 3.5%에서 2015년 3.1%, 2016년 2.7%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부채 잔액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자비용은 2008년 이후 매년 감소 중이다.

참고로 삼성카드의 자금조달은 73%가 채권 발행, 16%가 ABS로 이루어져 있어, 장기화되어 있고 안정적이다.


 
신용위험의 안정에 힘입어 삼성카드의 대손비용은 2014년 3,030억원에서 2015년 2,400억원, 2016년 2,290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동안 대손비용률(대손비용/상품자산)은 2014년 2.0%에서 2016년 1.4%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과도한 가계대출 증가로 인해 신용위험이 상승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속단(速斷)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경험적으로 한국의 신용위험은 2002년 카드사태 당시를 제외하고는 모두 ‘외부충격’에서 비롯되었다.

아직까지 글로벌 금융위기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신용위험 악화에 대한 속단은 삼성카드의 자산건전성 개선 효과를 간과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비즈트리뷴 채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