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leh KT 8년-②] 합산규제·요금인하, 5G 경매까지…험난한 여정
[Olleh KT 8년-②] 합산규제·요금인하, 5G 경매까지…험난한 여정
  • 권안나
  • 승인 2018.05.07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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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권안나 기자] 5G 상용화를 앞두고 각종 미래산업 준비에 잰걸음을 떼고 있는 KT가 통신비 인하 등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험난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5G 주파수 경매를 비롯한 수조원대의 투자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악재까지 겹치며 나날이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 감소한 3971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 감소는 선택약정 할인율 증가와 취약계층 요금할인 등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윤경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규제 영향으로 올해 무선 매출이 1% 중반대 감소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9년에도 규제 영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선택약정할인 가입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어서 이로 인한 타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를 앞두고 있는 보편요금제 도입 역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편요금제는 기존 월 3만원대에 통화 200분, 데이터 1GB를 제공하던 요금제를 인하해 2만원대에 제공하는 요금제를 말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기본료 폐지 공약의 대안으로 제시한 제도로,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오는 6월 일몰을 앞두고 있는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지속될 경우, KT에게는 또 다른 악재가 된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특정 사업자가 전체 시장점유율 33.33%를 넘기지 못하게 한 제도로 올레tv(IPTV)와 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KT를 겨냥한 제도다.

현재 국회에는 여당인 민주당이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연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으며, 케이블TV업계에서도 유료방송 시장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규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윤 CFO는 "유료방송 합산 규제는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며, 플랫폼 사업자간 경쟁과 혁신 동력을 제한한다"며 "특정 사업자만 가능한 인수합병(M&A) 환경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공정하고 미래 지향적인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지난 4일 5G 주파수 할당 공고를 발표했다. 통신사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3.5㎓ 대역에서는 총 280㎒ 대역폭 중 한 사업자가 가져갈 수 있는 총량을 100㎒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

KT 측은 비교적 균등한 분배가 가능해졌다는 관점에서 총량제한 폭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 CFO는 "새롭게 시작하는 5G에서 사업자간 공정한 경쟁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을 야기할 수 있는 '클락경매' 방식을 기반으로, 높은 경매시작가가 책정된 점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 CFO는 "5G의 경우 큰 규모의 투자비가 수반된다는 점에서 경매 시작점은 사업자들에게 부담"이라고 말했다. 5G 주파수 최저경쟁가격은 3.5㎓대역 280㎒는 이용기간 10년에 2조6544억원, 28㎓ 대역 2400㎒는 이용기간 5년에 6216억원으로 정해졌다.

윤 CFO는 5G 투자 규모와 관련해서는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인 투자규모 및 전략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시장 환경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점진적인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