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4차혁명②] 집안으로 쏙 들어온 'AI'…생활을 바꾸다
[유통 4차혁명②] 집안으로 쏙 들어온 'AI'…생활을 바꾸다
  • 전지현
  • 승인 2018.04.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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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가구도 IoT·AI 융합 전성시대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 직장인 홍성안(40·남)씨는 잠들기 전, 침대에 탑재된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모션을 조작한다. 홍씨는 영업으로 하루종일 뛰어다니느라 퉁퉁 부은 다리를 주무르다 '다리올리기' 주문을 넣는다. '오늘은 피곤했으니 무중력 모드가 좋겠군'. 잠시 생각하던 홍씨는 자신에 맞는 모드를 인공지능 스피커에 주문하고 그 자리에서 조명과 커튼까지 조절한 뒤 스르르 눈을 감는다.  
 
#. 직장인 최은주(30·여)씨는 독립한 집 단장에 한창이다. 앱을 통해 구현된 증강현실로 소파, 암체어, 커피테이블 등 가구를 구매목록에 넣기를 반복하고 있다. '회색 페브릭 소파보단, 녹색이 더 화사할까?'. 색상과 직물 질감, 명암까지 집안 분위기에 맞춰 확인했지만, 확신이 들지 않는다. 잠시 고민하던 김씨는 가구 배치한 모습을 영상으로 저장해 어머니에게 보낸다.
 
집안에서 누리는 소비자 생활편의환경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loT), 증강현실(ar) 등 첨단 ICT 기술이 가구시장에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구들은 인공지능이 탑재되면서 가구를 이용하며 습관적인 패턴 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분석해 다시 사용자에게 피드백을 전달하는 수준까지 발달하는 중이다.

 
체리쉬는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플랫폼과 연동해 음성인식으로 제어 가능한 ‘인공지능 모션베드’를 출시했다.
 
체리쉬 ‘인공지능 모션베드’는 네이버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가 장착된 스피커와 연동 가능한 모션베드다. 침대에 탑재된 인공지능 스피커에 설정된 문구를 말하면 사용자가 설정한 수면 모드, 무중력 모드, 머리·다리 올리기 모드 등 모션이 작동된다.
 
클라우드 서버를 기반으로 모션에 대한 정보 수집이 가능하며 와이파이(wi-fi) 기능도 탑재돼 휴대폰으로도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체리쉬 모션베드 전용 조명과 커튼을 설치 하면 이 또한 음성으로 제어 가능하다.
 
국내 대표 의자 전문기업 시디즈와 디비케이(옛 듀오백코리아)가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한 아동·학생용 스마트 의자를 나란히 선보였다. '스마트 의자'는 한국인의 대표 앉는 자세 10가지를 알고리즘으로 센서에 입혀, 사용자가 앉은 자세 중 10가지 자세에 가장 가까운 자세로 분류해 데이터를 축적한다. 쌓아진 데이터를 통해 분석하고 사용자에 맞춰진 최적화된 자세정보와 대응방안을 제공한다.
 

이케아는 홈퍼니싱에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해 소비자의 가구 구매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케아 플레이스 (IKEA Place)’는 가구 구매 전에 가상으로 가구를 공간에 배치할 수 있는 증강현실(AR) 앱. 이케아 제품을 3D로 구현해 직물 질감이나 명암 대비까지 표현한다.

 
크기, 디자인, 기능까지 실제 제품 비율을 적용해 현실감 있는 가구 배치도 가능하다. 집, 사무실 등 가구를 배치하려는 실내 공간 크기에 따라 자동으로 제품 비율을 조절한다. 소파, 암체어, 풋스툴, 커피테이블, 수납장 등 약 2000개 이상 이케아 제품을 살펴 볼 수 있다.
 
다만 가구업계에 신기술 접목 가구들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에도, 높은 가격은 풀어야할 숙제란 지적이다. 2년여 전, 가구업계는 '매직 미러'를 통해 4차 혁명 첫 단추가 꿰었지만 이내 모두 사라지면서 '실패'로 기록된 경험이 있어서다.
 
한샘과 에몬스,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 주방가구업체들은 지난 2016년 KT, LGU+, SKT와 손잡고 loT가 접목된 가구 '매직 미러'를 선보였다. 사용자가 거울을 보면 피부상태 측정이 표시되고, 피부관리법, 미용제품을 추천하는 획기적인 방식이었다.
 
하지만 가격대가 높다보니 판매가 되지 않았고, 기술력을 제공하던 기업들이 생산과 업데이트가 중단되면서 시장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실제 한샘 매직미러는 부가세 포함 가격이 일반 제품보다 약 30% 높은 99만9000원에 달했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가구에 IoT 기술을 접목한다는 발상은 좋았지만 시장성이 없었던 제품이었다. 컨소시엄을 같이 했던 회사에서 서비스를 중단하자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면서도 "가구를 만드는 제조사라는 특성상 AI기술을 갖춘 기업들과 협업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한계성이 있지만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시장 성장은 무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