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주가 하향, 경영권분쟁보다 "메르스 영향"
롯데쇼핑 주가 하향, 경영권분쟁보다 "메르스 영향"
  • 승인 2015.08.1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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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핵심사업 슬럼프 장기화

 
[비즈트리뷴] 롯데그룹의 주력사인 롯데쇼핑 목표주가가 하향조정됐다.

그 근거는 그동안 봇물처럼 제기되던 '형제간 경영권 분쟁' 때문이 아니다. 업황불황 장기화에 따른 실적부진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흔히 증권가에서 '경영권분쟁' 재료는 악재보다는 주가상승의 모멘텀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10일 증권가는 롯데쇼핑 보고서를 내놓고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업황 불황이 지속되는데다 임차료 증가, 중국사업 구조조정 등이 롯데쇼핑의 경영 리스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10일 "롯데쇼핑이 2분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중국 할인점 실적 악화때문에 어닝쇼크를 기록했다"며 "4분기 전까지는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목표주가를 기존 33만원에서 27만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의 2분기 연결 기준 총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7조4512억원을 거뒀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5.3% 감소한 2022억원에 그쳤다. 메르스 영향으로 국내 백화점 및 대형마트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4.5%씩 감소했다.

오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자산 유동화(Sales & Leaseback)로 인해 점포 임차료가 증가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증가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실적에 부담이 있다”며 “해외에서는 계속되는 중국 할인점 구조조정때문에 영업적자 규모를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실적 개선은 기저효과가 있는 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핵심사업의 슬럼프 장기화

▲ 롯데쇼핑 실적요약 ㅣ이베스트투자증권
 
2분기 연결기준 총매출액은 7,451십억원(4.1% yoy), 영업이익 202십억원(-35.3%yoy), 순이익 960십억원(-61.6% yoy)에 그쳤다.

매출액은 핵심사업인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영업환경을 반영하며 역신장했다. 총매출액은 컨센서스에는 부합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5~40%, 50~64% 수준을 하회했다.

주된 이유는 국내 백화점의 고정비 부담 가중에 기인한다. 지난해 하반기 출점한 아울렛4개점, 월드타워점 등 백화점 2개점의 신규점 비용 부담이 확대된 반면 메르스 등의 경기 영향으로 기존점의 체질 약화가 가중되었기 때문이다.

할인점은 국내 메르스 영향과 신선식품에 대한 매입구조 변화에 따른 일시적 비용 부담, 중국의 부진 점포 폐점 비용 등이 집중됐다.
그 외에 자산유동화 1조1천억원에 대한 분기당 약 90억원의 고정비 부담도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전이익은 전년동기 전환사채 조기상환 차익 383억원의 역기저효과와 외화 파생손익 353억원의 일회성도 크게 작용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록 하이마트의 대규모 출점, 편의점, 홈쇼핑과 카드사업의 과징금 및 공정위 문제를 매듭 짓고 2015년 하반기 롯데쇼핑의 영업 정상화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있다. 지난해 4분기 중국 할인점의 영업권에 대한 손상차손 1,569억원 반영 또한 중국 부진의 방점은 찍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럼에도 백화점과 할인점은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실적의 총매출액 비중 56%, 영업이익 비중 58%를 차지하고 있다. 본업의 회복이 절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신영증권 서정연 연구원은 "해외 사업 손익이 안정화되는 가운데, 세븐일레븐 실적 개선세가 돋보인다"며 "편의점 사업부가 매출 비중 10%를 넘어서며 실적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으나, 국내 백화점과 할인점 실적 개선이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4분기부터 자산유동화에 따른 임차료, 신규오픈 점포 비용 부담 등이 완화되며 롯데쇼핑 영업이익 역신장세가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트리뷴 변재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