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의 댓글, 달라진 소통경영
조양호 회장의 댓글, 달라진 소통경영
  • 승인 2015.08.0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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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회장
 
[비즈트리뷴] 대한항공 조양호회장이 사내게시판에 직접 댓글을 다는 등 소통경영에 적극 나서 화제다. 
 
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은 사내게시판 '소통광장'을 통해 "A 부기장님, 등재한 글 잘 읽어 봤다. 우선 회사를 떠난다는 아쉬운 마음"이라고 적었다.

조회장은 그러면서 합리적 제안은 회사 경영에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퇴사하는 부기장이 남긴 글에 대한 조 회장의 화답이었다.

조 회장은 "회사를 떠나면서 준 진심이 느껴지는 제언 고맙다"며 "최 부기장의 글뿐만 아니라 소통광장을 통해 올라오는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들 중 합리적인 제안은 회사 경영에 반영해 나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을 청취함에 있어 '합리적인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 과감히 고쳐 나가고 원칙에 부합하지 않은 것은 아무리 강한 의견이라도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어 "더 이상 대한항공 안에서의 인연은 이어지지 않겠지만 A 부기장의 의견은 참고해 반영토록 하겠다. (A 부기장은) 다른 곳에서도 더 많은 업무지식을 습득하고 자기계발에 정진해,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멋진 기장이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퇴사를 앞둔 부기장 A씨는 지난 4일 대한항공 사내 전자게시판인 소통광장에 ‘조양호 회장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대한항공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국민에게서 받은 모욕과 질타는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 직원들의 몫이었습니다. 그런 직원들에게 사과 한번 하셨습니까”라며 “국민, 언론의 이야기는 들으시면서 직원들이 하는 이야기는 들어보셨습니까”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지금 회장님 곁에는 듣기 좋고 달콤한 말만 하는 아첨꾼, 탐관오리같은 이들만 남아 있습니다. 회사를 떠나는 일개 직원의 마지막 충언이라고 생각하시고 우리 직원들, 특히 운항 승무원들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고 적었다.

A씨는 이어 "말을 해도 계속되는 단체협약 위반, 타 항공사와 비교도 되지 않는 월급, 사소한 실수에도 마녀사냥처럼 계속되는 각종 징계, 느린 승급 등으로 많은 운항승무원들이 대한항공을 떠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일들로 대한항공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지만 회장에게 직언을 하는 임원은 하나도 없다. 충신이 없는 것도 회장의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A씨는 "비판까지 하는 사람들을 내치지 않았다면 대한항공은 제가 처음에 입사했던 대로 모두가 일하고 싶어하는 그런 회사였을 것"이라고 적었다. [비즈트리뷴 정윤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