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유화학, '미운오리'에서 지역 명소 ‘벚꽃 공장’으로
SK인천석유화학, '미운오리'에서 지역 명소 ‘벚꽃 공장’으로
  • 강필성
  • 승인 2018.04.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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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해외에서 바이어들이 오면 뒷동산에 벚꽃이 핀 광경을 보고 놀랍니다. 남는 부지에 생산시설을 지어야지 왜 벚꽃 공원을 조성했냐는 것이죠.”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의 말이다. 생산성과 효율을 최선의 가치로 보는 바이어에게는 일견 타당한 지적이다. 


실제 SK인천석유화학의 본관 뒤편에는 약 3만5000평, 1.5km의 산책로를 따라 600여 그루의 벛꽃나무가 울창한 군락을 이르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시야를 넓혀 본다면 이 산책로를 오가는 인근 주민을 볼 수 있다. 데이트하는 남녀부터 유모차를 끌고 가는 젊은 부부까지. 이 벚꽃동산은 SK인천석유화학이 인천 주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석유화학 공장이 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다. 


16일 직접 방문한 인천시 서구 SK인천석유화학 공장은 여느 다른 공장과는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였다. 회색 빛깔 파이프가 무수하게 얽혀있는 화학공장 특유의 건조함 대신 분홍색 벚꽃이 곳곳에 피어나는 화사함을 갖추고 있었다. 

공장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도 돋보이는 특징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 11일부터 ‘SK행복나눔 벚꽃축제’를 열고 일반인에게 뒷동산을 개방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봄을 맞아 나들이 나온 가족부터 데이트 중인 커플, 산책에 나온 노년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공장을 오갔다. 


여기에서는 SK인천석유화학 공장이 ‘인천 벚꽃명소 Best5’에 선정된 것이 주효했다. 이 곳은 인천관광고사 ‘봄낮이 인천꽃놀이 지도’에도 포함이 됐다. 


인근에서 산책을 나왔다는 한 여학생은 “이제 벚꽃이 질 무렵이라 아쉬운 마음에 친구들과 놀러왔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친구들과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사실 이런 풍경은 수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하기 힘든 광경이었다. SK인천석유화학이 PX설비 증설에 나서면서 인근 주민과 극심한 갈등을 빚었기 때문. 각종 소송은 물론 주민들의 점거 시위까지 불거지면서 소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SK인천석유화학이 인근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화학공장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적잖은 노력이 있었다. 지역사회와 상생을 위해 홀몸어르신 자매결연, 김장대축제, 환경정화 활동을 비롯해 혐력사 임금공유 상생 모델 도입, 발달장애아동 ‘희망키움 스포츠 교실’, 초등학교 방과후 교실 등 수많은 사회공헌 활동이 펼쳐진 것. 


이중에는 ‘SK행복나눔 벚꽃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SK인천석유화학은 벚꽃동산을 지속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정기적 환경정화활동과 함께 매년 구성원들이 직접 벚꽃나무를 심는 ‘1인 1나무 심기 캠페인’을 펼쳐왔다. 


이런 노력은 성과로 이어졌다. 2013년 1만명 수준이었던 벚꽃축제 관람객은 지난해 처음으로 5만6000명을 돌파했다. 석유화학공장이 인천지역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 잡은 것이다. 혐오시설로 받아드려지는 석유화학공장이 이렇게 지역사회의 사랑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아울러 SK인천석유화학의 실적도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2014년에는 39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이 회사는 2015년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지난 2016년 374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396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3개년 통합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유력해진 것. 


그야말로 지역민과 갈등을 빚고 실적도 내지 못하던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 한 셈이다. 


실적 개선에 따른 시장의 호평가도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달 21일,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SK인천석유화학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됐다. 작년 말 한국기업평가의 등급 상향 조정까지 포함할 경우 국내 3대 신용평가사 모두 SK인천석유화학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최남규 SK인천석유화학 사장은 “지금까지의 성장은 SK 최고 경영진의 진두지휘와 전 구성원들의 헌신,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협력으로 가능했던 일”이라며 “SK는 물론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지역사회 문제도 해결하는 사회적 가치도 크게 창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