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위법' 판단에…김기식 금감원장, 취임 보름만에 자진 사퇴
선관위 '위법' 판단에…김기식 금감원장, 취임 보름만에 자진 사퇴
  • 김현경
  • 승인 2018.04.1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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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외유성 출장과 셀프후원 논란에 휩싸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보름만에 결국 자진 사퇴했다. 셀프후원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법' 판단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16일 선관위의 발표가 나온 직후, "김 원장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해 즉각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과천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청와대가 공식 질의했던 ▲국회의원이 임기 말 후원금을 기부하거나 보좌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주는 행위 ▲피감기관의 지원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행위 ▲보좌직원 또는 인턴과 함께 해외출장에 가는 행위 ▲해외출장 중 관광 적법 여부 등에 대해 논의했다.
 
논의 결과, 선관위는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시절 싱크탱크 '더미래연구소'에 정치 자금 5000만원을 기부한 것이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결론내렸다.
 
선관위 측은 "국회의원이 시민단체 또는 비영리법인의 구성원으로서 당해 단체의 정관·규약 또는 운영관례상의 의무에 기해 종전의 범위 안에서 회비를 납부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그 범위를 벗어나 특별회비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제공하는 것은 같은 법 113조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김 원장의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을 존중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선관위의 판단 직후 사의를 표명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취임한 후 보름만에 물러난 김 원장은 역대 최단기간 임기를 지낸 금감원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에 이어 금융개혁 과제를 수행할 인물로 기대를 모았던 김 원장이 끝내 사퇴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금융개혁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원장은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돈으로 여러 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지난 2014년 3월 24일부터 한국거래소의 부담으로 2박3일간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다녀왔고, 2015년 5월 19일부터 우리은행의 지원으로 2박4일간 중국·인도 출장을 다녀왔다. 또 피감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2015년 5월 25일부터 9박10일 동안 워싱턴DC와 브뤼셀, 로마, 제네바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