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65년] 최태원 체제 20년간 200배 성장…안주 않고 새도약
[SK 65년] 최태원 체제 20년간 200배 성장…안주 않고 새도약
  • 이연춘
  • 승인 2018.04.1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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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최종현 선대회장 타계하자 서른아홉에 취임
-일각선 결단 내리면 밀어붙이는 경영스타일로 평가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올해는 SK그룹은 창립 65주년이자 최태원(사진) 회장의 취임 20년이다. 최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서른아홉이던 1998년 9월 1일. 고 최종현 회장이 타계하자 자연스럽게 경영권을 승계 받아 그룹의 모태인 SK(주)의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그의 경영권 승계는 당시 가족회의에서 결정됐다. 가족회의에는 SK 창업자인 고 최종건 회장의 아들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 최신원 SKC 회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최재원 SK 부회장이 참석했다. 사촌들은 아무도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반대하지 않았다. 다른 그룹처럼 형제와 사촌 간 경영권 승계에 대한 다툼도 없었다.

다만 당시 재계 일각에선 젊은 나이에 최 회장이 SK수장을 맡은 것을 놓고, 과연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최 회장이 거대 SK를 이끌 수 있을까하는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최 회장은 그동안 내수 시장에 집중했던 SK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최 회장은 사업과 관련한 관심사가 생기면 해당 영역을 직접 공부하고 그룹 전문가들과 토론을 즐기기로 유명하다.

당시 적자 기업이었던 하이닉스를 인수한 것도 최 회장 스스로 반도체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11년 7월 8일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고 인수를 구체화했다. 최 회장은 새 먹거리 창출을 위해 인수를 밀어붙였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호황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매출 30조1094억원, 영업이익 13조7213억원을 거두며 SK그룹의 효자 계열사가 됐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믿음을 실어준 최 회장의 '뚝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재계에서는 신중하지만 결단을 내리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그의 뚝심 경영 스타일이 하이닉스 인수전에서 그대로 나타났다고 평가한다. '사업보국(事業報國)'을 경영 이념으로 삼았던 고 최종현 회장의 DNA를 물려받은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 국가 차원은 물론 SK그룹의 체질을 바꿔 놓았다는 것.

최 회장은 내수기업으로 성장통을 겪던 SK를 수출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공을 들인 셈이다.

SK는 또 지난해 전체 매출 139조원 중 54%인 75조4000억원을 수출에서 거둬들였다. 이는 우리나라 총 수출액의 13%를 차지하는 규모다. 현재 SK그룹의 주력 사업이 과거 에너지와 통신 중심에서 탈피해 화학·반도체·석유화학 등 수출형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그는 올초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8년 신년회에서 "SK가 지난 20년간 그룹 이익이 200배 성장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여전히 '올드 비즈니스'를 열심히 운영하거나 개선하는 수준에 안주하고 있다"며 "미래 생존이 불확실한 '서든 데스(갑작스러운 몰락)' 시대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딥 체인지(근본적인 혁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SK그룹이 3년간 미래 유망 산업에 80조원을 투자하고, 이를 통해 2만8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 반도체·소재 부문에 절반이 넘는 49조원을 투자한다. 에너지 신산업(14조원), 차세대 ICT 분야(11조원)에도 10조원 넘게 투자한다. 전기차 배터리,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 모빌리티'에도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는 최대 규모인 2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작년보다 44% 늘어난 규모인데 SK그룹 2017년 순이익의 2배와 맞먹는다. 고용은 올해 300명 늘어난 8500명을 신규 채용하고, 500명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SK는 3년간 2만8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그룹 전체 인원(약 9만명)의 30% 수준이다.

최 회장은 "기업 내 자산을 세상과 나눠 사용할 방안을 고민하면서 공유 인프라를 추구하고 있다"며 "새로운 일자리를 위해 사회적 기업의 창업 생태계 구축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는 사회적 기업과 협력사 지원을 위해 동반성장펀드 규모를 올해 5400억원에서 내년 6200억원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