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세운상가 인쇄골목 '장인·청년·신기술' 산업재생으로 혁신
서울시, 세운상가 인쇄골목 '장인·청년·신기술' 산업재생으로 혁신
  • 백승원
  • 승인 2018.03.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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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백승원 기자] 서울시는 디지털미디어의 등장으로 쇠퇴하고 있는 세운상가(진양·인현·삼풍상가) 일대 인쇄골목을 ‘창작인쇄산업’ 거점으로 혁신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7일 최창식 중구청장, 상가 소유주 및 상인,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 호텔PJ(4층 카라디움홀)에서 '다시·세운 프로젝트' 2단계 사업 착수를 선포했다.
 

 

박 시장은 이날 선포식에서 보행네트워크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쇄골목과 진양상가(지붕 없는 인쇄소, 꽃상가 등)를 차례대로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도 가졌다.
 
한편, 서울시는 '다시·세운 프로젝트 1단계 사업'을 통해 세운상가 북쪽(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을 기존 제조산업에 디지털디바이스가 결합된 ‘창의제조산업 혁신지’로 만들었다.
 
이번 2단계 사업을 통해 세운상가 남쪽의 오랜 인쇄산업에 최신 기술력과 디자인 경쟁력을 불어넣어 ‘창작인쇄산업’ 중심지로 변모시킨다는 계획이다.
 
우선, 세운상가와 인쇄골목의 지역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이 일대에 창작인쇄산업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고 골목제조업 환경개선과 인쇄산업 육성을 골자로 한 서울시 차원의 ‘인쇄산업진흥계획’을 연내 수립해 정책적 실행력을 담보한다.
  
또한 창작인쇄산업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할 ‘인쇄 스마트 앵커’는 기부채납 토지를 활용, 기술연구‧교육 공간은 물론 전시‧판매시설, 공동장비실과 청년주거공간까지 집약된 복합시설로 조성된다. 창업과 주거가 결합된 청년사회주택도 2020년까지 400호 규모로 공급된다.
 
책을 내고 싶은 독립출판작가와 인쇄업체를 연결하고 독립출판물을 한데 모아 전시‧판매하는 ‘지붕없는 인쇄소’(진양상가 302호)은 서울시와 중구가 공동 조성해 27일 문을 열었다. 인현지하상가에는 인쇄 박물관, 인쇄기술학교, 인쇄공방 같은 시설을 만들어 공실 문제도 동시에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진양‧인현상가 꽃상가 활성화도 이 일대 상권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추진된다. 3층 보행데크에 꽃을 테마로 한 보행길을 설치하고, 서울시립대 원예학과, 꽃상가 상인회, 외부 전문가가 협업해 꽃상가 활성화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

이와 함께 이뤄질 보행재생은 산업재생의 활력을 주변으로 확산하기 위한 것이다. 1단계 사업 3개 건물(세운~청계‧대림상가)에 이어 나머지 건물까지 세운상가군 총 7개 건물 전체가 공중보행교와 보행데크로 연결된다.
 
종묘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보행 네트워크가 완성될 계획. 세운상가군 건물뿐 아니라 인현빌딩 등 건물 5개소(2곳 신축 중), 을지로 지하보도와도 바로 연결되도록 해 청계천, 을지로 등 주변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을지로를 사이에 둔 대림상가와 삼풍상가 사이에 공중보행교가 새로 신설되고, 마른내길을 사이에 둔 호텔PJ와 인현상가 사이에도 3층 높이의 공중보행교가 새로 생긴다. 삼풍상가와 호텔PJ구간은 '06년 철거됐던 보행데크 양날개를 12년 만에 부활시켜 다시 연결한다.
 

 

삼풍상가~호텔PJ의 양 날개(3층)에는 폭 3~4m의 보행데크(총 길이 221m)가 새로 생기고, 인현상가~진양상가 양날개는 보행데크(총길이 244m)에는 보수·보강 등을 통해 보행환경을 개선한다. 보행데크에서는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통해 지상부로, 연결브릿지를 통해 다른 건물로 이동할 수 있다. 청계천, 을지로 등 주변 방문객들의 발길이 상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기존에 화물차량 주차장으로 사용됐던 인현‧진양상가 3층 데크는 전망대와 시민 휴게공간으로 조성된다. 꽃상가 상인들의 통 큰 양보로 결정된 일이다. 진양상가 3층에는 한 면 전체를 통유리로 퇴계로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신설된다.
 
시는 인현‧진양상가 꽃상가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화물용 엘리베이터 3대, 일반엘리베이터 1대(기존 2대 폐쇄), 전망대행 엘리베이터 1대를 추가 설치하고 지하, 주변건물 등에 주차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인현‧진양상가에서 지상 보도로 연결되는 기존 계단(6개)은 철거하고 보행데크 하부 쪽으로 6개를 새로 신설한다. 기존에 보도를 차지하고 있던 계단이 없어져 보행자들이 보도를 더 넓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보행데크 하부에는 총 24개(인현‧진양 18개, 삼풍 6개)의 컨테이너 박스 형태의 ‘큐브’가 설치된다. 인쇄‧화훼업과 관련된 스타트업 입주공간(창작공간)과 전시관, 공방, 주민공동시설, 화장실 등 상가와 지역 활성화를 위한 공간으로 운영된다.

시는 올해 서울을 넘어 전국의 발명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기술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지속 모색할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2011년 철거 대신 재생이라는 큰 방향을 정한 이후 세운상가 입주상인, 임대인, 지역주민들과 함께 제조와 인쇄산업에 대한 혁신과 재생의 역사를 만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까지 세운상가를 창의제조와 창작문화를 중심으로 제작‧생산, 판매, 주거, 상업, 문화가 하나로 연결된 ‘메이커시티(Maker City)’로 완성하는 도시재생 10년 혁명을 완성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