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반석 위에"…SK네트웍스 최신원의 선택과 집중
"반드시 반석 위에"…SK네트웍스 최신원의 선택과 집중
  • 권안나
  • 승인 2018.03.2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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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권안나 기자] "SK그룹의 모태기업인 SK네트웍스를 반드시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
 
최신원(사진) 회장은 2016년 3월 SK네트웍스로 복귀하던 날 창업주의 동상에 절을 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이 자리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만큼 SK네트웍스에 대한 애정은 물론 최종건 선경그룹(현 SK그룹) 창업자에 대한 그리움도 컸다. 최 회장은 최종건 창업자의 둘째 아들로 선친이 만든 SK네트웍스(SK그룹 모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20일 관련업계와 SK네트웍스에 따르면 최 회장이 이 회사를 진두지휘한 이후 SK매직과 SK렌터카로 대표되는 '공유경제' 사업은 양대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그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들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주력 사업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그는 그룹과의 시너지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최 회장은 경희대 경영학과·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선경인더스트리에 입사한 뒤 뉴욕사무소 등을 거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SK유통 부회장으로 취임해 2년도 되지 않아 매출을 4배 넘게 상승시켰다. 당시 부진했던 SK네트웍스(SK상사)를 살리기 위해 고공행진 중인 SK유통과 합병시키기도 했다.

이어 SKC와 SK텔레시스 회장을 지냈으나 대내·외적인 위기에 직면해 잠시 경영에서 물러나 기부 활동과 위원장 등에 전념했다. 2004년에는 창업주의 유지를 받들어 ‘재단법인 선경최종건장학재단’을 설립하고,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산하 태평양포럼 국제이사회 이사, 수원상공회의소 회장, 한국상표디자인협회(KOTA) 등을 역임했다.

그러다 재작년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으로 복귀한 최 회장은 SK그룹 오너일가의 맏형으로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SK네트웍스의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미래 성장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최 회장이 부임한 뒤 SK네트웍스는 수익성이 현대백화점그룹에 패션사업을 매각하고, 재승인에 실패한 면세점사업은 철수했다. LPG사업을 SK가스에, 유류 도매유통사업은 SK에너지에 양도했다.  


이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섰으며, 첫번째로 2016년 11월 동양매직 지분 100%를 6100억 원에 사들였다. 이후 SK매직으로 사명을 바꾸고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렌털 계정 300만 개를 달성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SK매직 매출액은 2014년 3543억원에서 2016년 4691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55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 회장은 특히 이달 있었던 SK매직 간담회 장소에 깜짝 방문해 SK매직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전시된 SK매직 제품들을 두고 "애지중지 개발한 작품들"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가습기, 제습기 등을 제조·판매하는 일본 가전업체 카도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일본 미용 가전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히는 등 SK매직에 힘을 싣는데 적극적인 모습이다.

SK매직은 그룹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스마트홈사업에 참여해 작년부터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SK텔레콤 멤버십 고객에게 렌털료를 할인해주고 SK브로드밴드 인터넷TV(IPTV)와 결합상품을 내놓는 등 SK그룹과의 협업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한편 SK렌터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렌터카 8만1795대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2014년 대비 161% 늘어난 수치다. 최 회장은 렌터카 사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2018년까지 렌터카 수를 10만 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기도 했다.

호텔 브랜드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는 2016년 10월 40년 가까이 써온 글로벌 호텔그룹 스타우드의 ‘쉐라톤’이란 단어를 워커힐 호텔 앞에서 떼어내고 독자생존에 나섰다. 또 더블유(W)워커힐서울 호텔은 비스타워커힐서울 호텔로 이름을 바꾸며 디지털기술을 대거 적용해 그랜드워커힐서울과 차별화된 모습으로 재탄생시켰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SK네트웍스는 덩치만 큰 기업이 아니라 내실이 튼튼한 기업으로 탈바꿈했다"며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재편이 SK네트웍스를 지속가능한 회사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최신원 SK네트웍스 대표의 프로필이다.
 
▲1952년생 ▲1977년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고려대 대학원 경영학과 석사 ▲1981년 선경인더스트리 입사 ▲1984년 뉴욕사무소 이사 ▲1994년 경영기획실 전무이사 ▲1994년 선경 전무 ▲1996년 선경 부사장 ▲1997년 SK유통 대표이사 부회장 ▲2000년 SKC 대표이사 회장 ▲2016년 3월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