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할 수없는 건설업황… '재무통' CEO로 파고 넘자
안심할 수없는 건설업황… '재무통' CEO로 파고 넘자
  • 백승원
  • 승인 2018.03.12 1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즈트리뷴=백승원 기자] 대형건설사들이 올들어 재무통을 최고경영자(CEO)에 잇달아 선임했다. 건설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만큼 내실을 다지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해외실적이 부진한데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규제가 강화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올해 건설업계의 CEO 인사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과거 건설사 CEO의 경우 엔지니어, 해외사업 영업맨 등 현장전문가들이 강세였지만 최근 50대로 젊고 회사운영에 강한 '재무통'들이 CEO 자리를 차지했다.
 

 

10대 건설사(2017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중 사장급 CEO에 새 인물이 임명된 곳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포스코건설 등이다. 이들 4곳의 신임CEO들은 입사해서 재무 파트를 담당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최고재무책임자(CFO)출신 재무통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영호 삼성물산 건축부분 사장은 1959년생(59세)으로 서울 숭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삼성SDI의 전신인 삼성전관에 입사했다.
 
이 사장은 삼성SDI에서 경영관리 및 감사담당, 삼성미래전략실의 경영진단팀장을 등을 경험한 재무 전문가로 특히 삼성물산에서도 폭넓게 경험을 쌓고 핵심보직을 맡아 온 역량있고 검증된 인물로 평가 받는다. 

CFO와 건설부문 경영지원실장을 겸하면서 삼성물산의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키우고 성장 기반을 다져 왔다는 평가를 받아 온 인물이다.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은 1962년생(56세)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1999년 현대차로 자리를 옮겨 2011년 재경사업부장(전무)까지 지냈다. 이후 현대건설로 돌아와 재경본부장(전무)를 거쳐 2012년부터 부사장직을 맡아왔다.
 
현대차그룹과 현대건설을 두루 거친 박 사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그룹 내 최고의 '재무통'으로 불리며 국내외 자금 흐름에 해박하다.
 
꼼꼼한 일처리와 결단력도 높다는 평이 그룹 내부에서 나온다. 지난해 재건축 시장 최대어였던 서울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에 1등 공신으로 꼽힌다.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은 1958년생(60세)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1999년 현대산업개발로 넘어왔다.
 
현대자동차 국제금융팀장, 현대산업개발 기획실장, 아이콘트롤스 대표이사 사장, HDC 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 사장은 경영관리부문 사장을 지내면서 올해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이끌어 그룹의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을 견인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건설, 부동산의 하드웨어적 요소를 넘어 물류, 유통, B2C 사업 등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 영역으로 플랫폼을 확장하고 이를 위해 그룹 사업을 연결하고 이종산업과의 제휴, 전략적 M&A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영훈 포스코건설은 사장은 1959년생(59세)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영국 런던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5년 포스코에 입사해 포스코 경영전략담당 전무 등을 역임한 후 2013년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장(CFO), 포스코 재무투자본부장(부사장) 등을 지내는 등 30여 년간 포스코그룹에서 기획·재무통으로 인정받아 왔다.
 
이처럼 재무출신이 CEO자리에 오르는 것은 정부 정책의 강화, 해외사업부진 등으로 건설경기가 악화돼 현장경험의 엔지니어들 보다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관리할 수있는 '재무통' CEO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건축 등 현장을 경험하지 않고서는 건설사 CEO에 오를 수 없었지만 현재는 회사 전체를 관리하고 중요 의사 결정을 내리려면 현장 경험보다는 조감도적 경영 능력이 필요하다"며 "그만큼 최근 건설업계가 처한 영업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계가 처한 영업환경이 쉽지않다"며 "전체를 관리하고 중요 의사 결정을 내리려면 현장 경험보다 경영 능력이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