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트리뷴] LG디스플레이 한상범, 현장통의 올레드 속도전
[핫트리뷴] LG디스플레이 한상범, 현장통의 올레드 속도전
  • 권안나
  • 승인 2018.03.0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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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권안나 기자] 한상범(사진)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현장통'이다. 한 부회장은 주니어 시절부터 기술인재로 활약한 탓에 다양한 제품개발 현장을 몸으로 직접 부딪치며 최고경영자(CEO)로 성장했다. LG그룹 내에서 현장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CEO로 손꼽힌다.

 

한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를 진두지휘한 이후 현장경영을 고집하고 있다. 본사 집무실 근무보다는 일주일의 대부분을 파주와 구미공장에서 보낸다.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한 이해와, 올레드(OLED) 패널에 대한 과감한 투자 결정은 이런 '현장에 대한 이해'에서 나왔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체질전환 속도전은 현장통 CEO의 업에 대한 이해와 열정적 사고가 반영된 결과다. 

 

LG 주변에서는 LG디스플레이를 글로벌 디스플레이업계 1위 기업에 올려놓은 장본인으로 한 부회장을 꼽는다. 그는 35년 동안 IT핵심 부품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에 종사하며 제품 및 장비 개발, 생산 공정, 영업·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를 모두 경험한 최고의 전문가다. 

  
한 부회장은 열정적인 사고와 행동을 가진 인재의 육성과 빠른 실행력을 통해 성과를 창출한다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 내 다양한 영역에서 최고의 사업역량을 이끌어내며 신뢰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경영자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연세대학교 세라믹공학과를 졸업한 뒤 LG반도체에 입사했다. 이후 미국 스티븐스대 대학원에서 금속공학 석사학위,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반도체가 현대전자에 매각된 이후 LG디스플레이의 전신인 LG필립스로 이동해 IT사업부장과 TV사업본부장, 패널센터장 등을 두루 맡았다.

생산기술센터장을 지낼 당시 외산 제조장비에 의존하던 LCD장비의 국산화를 앞당기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대형모니터 공장장으로 근무하며 생산수율 안정화에 성과를 내면서 전체를 아우르는 패널센터장으로 승진했다.

한 부회장은 대표이사에 오른 뒤 LCD 업황악화로 7분기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던 적자 기조를 끊어내고 흑자전환을 성공시키며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LG디스플레이는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의 화려한 성적을 냈고, 한 부회장은 그 공을 인정받아 2015년 연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미래를 대비하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2012년 세계 최초로 TV용 대형 OLED 패널 양산에 성공했다. 이후 2013년 커브드 OLED, 2014년 18인치 플렉시블 및 투명 디스플레이, 원형 플라스틱 OLED, 2018년 65인치 롤러블, 88인치 8K OLED 등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과 시장 개척을 주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올레드 패널을 생산하는 업체다. 한 부회장은 대형 올레드 패널 사업 진출 당시 반대여론을 물리치며 "올레드만이 살 길"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현장을 꿰뚫고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주장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한 부회장의 올레드 패널에 대한 자신감과 굳은 의지는 빛을 발했다.LG디스플레이가 독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대형 올레드 시장은 당분간 글로벌 고객사들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적인 성장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최대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올레드에 진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중국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도 5년 이상으로 벌어져 있는 상태여서 당분간은 리스크 요인이 거의 없다.
 
다만 한 부회장은 올레드 패널이 뛰어난 화질과 얇은 두께가 주는 디자인 측면 등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LCD 대비 높은 생산단가를 낮추고 더 많은 고객사를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에서도 급증할 수요에 대비해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7월부터 3년 동안 올레드패널 생산공장 증설에 20조원이란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대형 올레드패널 시설투자에 10조원, 중소형 올레드패널에 10조원 정도를 각각 들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LCD패널에는 증설투자를 아예 하지 않겠다며 '올레드'로의 완전한 체질변화를 다짐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한상범 부회장은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이 세계 1위로 성장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등, 명실공히 한국 디스플레이 역사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다"며 "시장을 앞서 가는 혁신적인 기술 전략과 고객사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향후 3년, 5년을 대비하는 미래 기술과 차별화 제품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의 프로필이다.
 
▲1955년생(64세) ▲1975 용산고등학교 졸업 ▲1982 연세대학교 요업공학과 졸업 ▲1985 美 스티븐스 공과대학 대학원 금속공학 석사 ▲1991 美 스티븐스 공과대학 대학원 재료공학 박사 ▲1982  LG반도체 입사 ▲2001 LG디스플레이 입사, 생산기술센터장 ▲2006 LG디스플레이 Panel Center장 ▲2007 LG디스플레이 IT사업부장 ▲2010 LG디스플레이 TV사업본부장 ▲2012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부사장)  ▲2013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사장) ▲2015.03 ~ 2018.03 한국디스플레이협회장(LG디스플레이 CEO 겸) ▲2016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