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는 "어렵다" 앓는 소리, 롯데카드는 실적부진에도 '최고 배당'
카드업계는 "어렵다" 앓는 소리, 롯데카드는 실적부진에도 '최고 배당'
  • 김현경
  • 승인 2018.02.2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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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당기순익 절반 감소 예상 불구 배당금 16%↑...203억 배당 롯데쇼핑 대주주는 신동빈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롯데카드가 실적 부진에 신용등급 하락 위기까지 겪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음에도 현금 배당을 올릴 방침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적과 상관없이 롯데카드 지분을 소유한 롯데계열사와 오너일가에 고액의 배당금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다음 달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290원씩, 총 216억7500만원 규모의 현금배당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는 보통주 1주당 250원씩 총 186억8500만원이었던 전년 배당금에 비해 30억원(16%) 가량 증가한 규모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3분기 26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실적 부진을 보이면서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2016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런 상황은 신용등급에도 반영됐다. 26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카드의 장기신용등급(A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지난해 11월 한국기업평가와 지난달 한국신용평가에 이어 나신평마저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은 하락할 위기에 처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카드 대주주인 롯데쇼핑의 장기신용등급이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된 것을 두고 그룹 지원력이 축소될 것을 반영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실적 악화를 겪으며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에서 신용등급 하락 위기까지 몰리며 롯데카드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됐다. 특히, 대주주인 롯데쇼핑도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그룹 차원의 지원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동안 잠잠했던 롯데카드 매각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카드가 계열사와 오너일가의 주머니를 채우는 고액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현재 롯데카드 최대주주는 지분 93.78%를 보유한 롯데쇼핑이다. 이어 롯데캐피탈이 4.59%, 부산롯데호텔이 1.02%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0.61%는 신동빈 회장(0.27%)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0.17%),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0.17%) 등 3남매가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배당 정책으로 203억2581만원의 배당금을 받게 될 롯데쇼핑의 최대주주는 지분 13.46%를 보유한 신동빈 회장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이번 배당 규모 확대는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실시하게 된 것"이라며 "타사에 비해 배당 성향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카드사는 금융지주나 대기업 계열사인 경우가 많아 배당금의 대부분이 소액주주보다 지주사나 대주주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롯데카드의 고액배당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