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트리뷴] LG이노텍 박종석, 워커홀릭 대표의 고민
[핫트리뷴] LG이노텍 박종석, 워커홀릭 대표의 고민
  • 권안나
  • 승인 2018.02.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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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권안나 기자] 박종석(사진) LG이노텍 사장은 이 회사에 내부에서 '워커홀릭(일에 몰두해 사는 사람) 대표님'으로 불린다. 그만큼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이런 박 사장에겐 요즘 고민이 있다. 아이폰의 애플 때문이다. 그는 애플 때문에 웃고 애플 때문에 운다. 매출의 절반이 애플과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탓이다. 새로운 성장에 목마른 워커홀릭 대표님은 오늘도 LG이노텍의 미래 고민으로 바쁘다. 

 

글로벌 카메라 모듈 1위 기업인 LG이노텍은 지난해에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지난해에 2016년 대비 182.8%나 오른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 하반기에도 최대 거래선인 애플에 수익성 좋은 부품공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호실적 행진의 기대감이 높다.

 

박 사장은 이런 부활기를 이끈 주역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이 30%나 급감한 2015년 말 LG전자 MC사업본부장을 맡았던 박 사장을 구원투수로 보냈다. 구 회장은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박 사장의 경영역량을 믿었고, 박 사장은 이런 믿음에 깜짝실적으로 화답했다. 


 

그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석사학위를,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을 살려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 가전연구소에 입사한 그는 LG전자 연구소와 사업부 팀장을 두루 거쳤다. 2014년에는 LG전자 모바일 사업을 총괄하는 MC사업본부 사장으로 임명되며 LG그룹 전문경영인 대열에 합류했다.
 
그의 경영성과는 합격점이다. 당시 박 사장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G시리즈 가운데 가장 큰 성과를 낸 'G3'를 내놨다. LG전자가 뒤늦게 합류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었던 제품이다. 애플과 삼성전자 천하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의 프리미엄 스마트폰도 통한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이때 MC사업부는 G3 흥행에 힘입어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LG그룹 내부에서는 박 사장에 대해 "IT업계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시장을 꿰뚫어 본다"고 평가한다. 그가 내놓는 전략은 곧 'LG 스마트폰의 길'이 됐다. 단적으로 그는 LG전자 스마트폰 제품군을 프리미엄과 보급형 모델로 나눈 장본인이다. 한 LG 관계자는 "사장님은 휴일에도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구상에 몰두할 정도의 일벌레"라면서 "업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깊어 다양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라고 했다.
 
이런 박 사장이 이제는 LG이노텍의 구원투수로 맹활약 중이다. 그는 이 회사의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이래로 핵심사업인 카메라모듈에서 고부가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대폭 끌어 올렸다. 현재 LG이노텍은 애플에 수익성이 좋은 듀얼카메라를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다. 특히 박 사장의 과감한 대규모 시설투자가 애플의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에 들어가는 고수익 부품들에 대한 선제적 대응력을 키웠다.
 
이와 관련해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아이폰X로 촉발된 추가와 실적 하향 가능성은 제한적이고, 하반기에는 새로운 아이폰 사이클에 기반한 재도약이 예정돼 있다"며 "대규모 설비 확장 투자 성과가 더해져 주고객 내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애플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꼭 좋은 것 만은 아니다. 당장의 큰 이익을 가져다 주고는 있으나 5년, 10년 뒤의 LG이노텍을 생각하면 고객다변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박 사장은 올해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노트북, AR헤드셋 등 고부가 카메라부품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과 협력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백년대계를 위한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와 사업확장에도 팔을 걷는다. 자동차 전장사업의 성공적 안착은 올해 박 사장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LG 내부의 한 관계자는 "박 사장은 R&D 출신이면서도 전기·전자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시장에 대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인물"이라며 "평소 집요한 실행력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박종석 LG이노텍 사장의 프로필이다.

▲1958년생(61세) ▲1981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학사 ▲1983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 석사 ▲1991년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전기공학 박사 ▲1981년 금성사 가전연구소 입사 ▲1999년 LG전자 디지털TV 연구소장(상무) ▲2004년 LG전자 전략기획팀장 ▲2006년 LG전자 DDC연구소장(부사장) ▲2007년 LG전자 PDPTV사업부장 ▲2009년 LG전자 MC연구소장 ▲2010년 LG전자 MC사업본부장 ▲2013년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 ▲2014년 LG전자 최고기술자문 ▲2015년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