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외이사에 이강철·김대유…참여정부 인사 영입 왜?
KT, 사외이사에 이강철·김대유…참여정부 인사 영입 왜?
  • 권안나
  • 승인 2018.02.2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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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권안나 기자] KT가 신임 사외이사에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인사들을 영입했다. 정권 교체 시기마다 불거지는 'CEO 교체설'과 관련한 전략이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KT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후보로 이강철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과 김대유 전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장석권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임기가 끝났지만 연임하기로 했다.

KT 사외이사는 총 8명으로, 이 중 임기가 다한 사외이사 3명의 후임 후보를 이날 의결했다. 새로 선임된 이사들의 임기는 2021년 주총까지다.

이강철 전 비서관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거쳐 2008년까지 대통령 정무특보로 일했다. 김대유 전 수석은 재정경제부와 통계청을 거쳐 2007년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지냈다.

KT는 참여정부 시절 사회문화수석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이사회 전부터 하마평에 오르면서 부담을 느끼고 후보에서 자진해서 빠진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이번 선임에 대해 KT 주변에서는 황창규 KT 회장의 퇴진 압박을 막기 위한 복안으로 현 정부와 친분이 있는 참여정부 시절 인사들을 영입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전통적으로 정권 교체 시기마다 회장이 불명예 퇴진한 전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 회장은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려 알게 모르게 퇴진 압박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KT가 상품권을 구입했다 되팔아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깡’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아 압수수색을 당하며 황 회장 퇴진 압박과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이석채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200억원대 업무상 배임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관한 법률상 업무상 배임)로 압수수색이 이어지면서 결국 사퇴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독립성을 강화해야 할 이사회가 정권의 눈치를 본 인사를 시행했다는 점에서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며 "현 정부가 정권 교체기마다 퇴진 압박에 몰리는 CEO 문제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지는 지켜볼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