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회장, 백기사 '농협금융' 만나 8부능선 넘나
박삼구회장, 백기사 '농협금융' 만나 8부능선 넘나
  • 승인 2015.05.0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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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70)의 그룹 경영권 되찾기가 순항하고 있다.

박회장의 최대 핸디캡으로 꼽히던 '자금확보'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그룹경영권과 직결된 금호산업은 물론 그룹의 모태기업인 금호고속 인수작업도 구체화되고 있다.

박회장은 농협금융이라는 백기사를 만나면서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이라는 '양수겹장'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농협이 박 회장의 백기사로 나선 데에는 특별한 학연이나 지연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와관련,  “2012년에 금호고속 인수금융에 참여한 적이 있다”며 “금호고속 실적이 좋은 만큼 인수금융에 참여하면 수익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농협은행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농협금융 회장을 맡고 있던 올초부터 박 회장을 지원하기로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금융은 금호아시아나 회생과정에서 떠안은 채권이 산업은행이나 우리은행 등 다른 금융사에 비해 많지 않아 자금 지원에 부담이 덜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 금호그룹의 모태...금호고속 인수

박 회장은 이달말까지 금호고속 인수대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농협금융의 자금 지원을 받을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최근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금호고속 재인수 거래에 2700억원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와관련,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금호고속을 인수하는 데 27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달 10일 금호고속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한 뒤 금호고속 대주주인 IBK-케이스톤 파트너스 컨소시엄과 금호고속 재인수에 관한 매매금액을 4000억원으로 합의했다.

박 회장은 4000억원 가운데 금호터미널을 통해 500억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주식인수금 800억원은 사모펀드운용사인 칸서스 파트너스가 조성할 프로젝트펀드의 도움을 받을 계획이다. 주식 인수금 1300억원이 모이면 SPC(특수목적회사)를 만들고, 농협은행으로부터 2700억원을 담보차입으로 마련, 4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 금호산업 인수도 순풍에 돛단 듯

박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도 한결 부담을 덜었다. 호반건설 김상열회장의 단독응찰. 6007억원에 그친 응찰가격과 그로인한 채권단의 유찰 결정 등 일련의 흐름이 박 회장의 편에 서있는 분위기다.

여기에 약점으로 지적되던 '자금조달'도 백기사로 농협금융을 확보함으로써 박 회장의 행보는 한결 가벼워졌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금호리조트 등을 지배하는 그룹 지주회사다. 박회장의 금호산업 인수를 지원할 농협금융 계열사는 NH투자증권이 꼽히고 있다. 인수 자문사 역할을 맡고 있는 NH투자증권은 “금호아시아나의 요청이 오면 재무적투자자로 나서기보다는 인수금융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수금융은 유가증권 인수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 금호산업 채권단 일정은

이날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 운영위원회는 회사의 재매각을 추진하는 것보다 박 회장과 직접 수의계약 형태로 매각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있다. 
 
운영위는 이르면 내주  전체 채권단을 소집해 금호산업 매각의 방향을 논의하는 채권단 회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박 회장과 수의계약여부 등 일정 확정을 하려면 채권단의 75% 동의가 필요하다.

지난달 29일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입찰가로 6007억원을 써냈고, 채권단은 기대에 못미친다며 유찰로 결론지었다.

금융권은 채권단이 금호산업 매각가로 7000억원 이상은 되어야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보고있다.  채권단의 금호산업 보유지분은 57.48%이다. [비즈트리뷴=김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