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왜 유찰됐나
금호산업, 왜 유찰됐나
  • 승인 2015.04.29 0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호산업 어디로...박삼구 "순리대로 "
뜨거운 관심속에 진행된 금호산업 본입찰이 유찰됐다. 왜 일까.

금호산업의 매각 본입찰은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권을 좌우하는 M&A였다. 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전라도 광주기반의 호반건설 1곳만이 나섰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6007억원을 써낸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단은 28일 저녁 채권단운영위원회를 열어 응찰가격이 기대에 미치지못한다고 판단, 유찰로 결론을 내렸다. 채권단은 그동안 공적자금이 3조원 가량 투입된 만큼 가급적 비싸게 팔아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채권단은 그동안 매각가격이 9천억원 이상은 되어야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거의 손에 넣었던 금호산업을 다시 '게임'에 나서야하는 상황이다. 박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이 있는 만큼 6007억원에 1주가격만 더 내면 금호산업을 인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김상열 호반건설회장, 6007억원 써내
 
김 회장은 금호산업 본입찰에 6천7억원을 써냈다. 응찰에 나선 기업도 호반건설 뿐이었다. 사실상 흥행에 실패한 M&A라는 평가가 적지않다.

김 회장이 써낸 가격은 IB업계가 하한선으로 거론한 7~8천억원에 크게 미치지못한 수준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1조원 이상의 금액으로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않았다.

결국 김 회장가 인수의지가 퇴색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박삼구 회장의 '페이스메이커'로 변신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페이스 메이커'는 우승 후보의 페이스 조절을 위해 30km까지만 달리는 마라토너다.  1등을 해서는 안 되는 마라토너가 바로  '페이스 메이커'다.

광주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호반건설로서는 '호남지역 여론'을 무시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특히 광주지역에서 금호산업은 원래 주인이던 박삼구 회장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했다는 후문이다.

■ 박삼구 회장, 금호산업 품는 일만 남아?

박회장은 일단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는 게 중론이다. 채권단이 유찰을 결정한 만큼 채권단의 선택에 달려있으나, 그 선택의 폭은 제한적이다. 채권단은 박회장과 직접 계약에 들어가거나 재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흥행 가능성이 낮은 만큼 박 회장으로서는 느긋한 입장이다.

당초 박회장의 최대 약점은  '자금동원 능력'이었는데,  호반건설 김회장이 6천7억원을 써냄으로써 그 부담도 덜어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채권단과 직접 협상을 하더라도 6천억원대에서 딜을 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박회장은 최근 "순리대로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여왔다.

일단 금호산업은 박회장의 품 가까이 다가온 것만은 분명하다. 채권단의 선택과 박회장의 자금동원 여부가 금호산업의 최종 주인을 판가름할 것으로 관측된다. [비즈트리뷴=정윤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