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가상화폐 거래소, 가상계좌 발급 안돼 '속앓이'
중소 가상화폐 거래소, 가상계좌 발급 안돼 '속앓이'
  • 김현경
  • 승인 2018.02.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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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가상화폐 거래실명제가 도입된지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실명계좌 발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중소형 거래소들 사이에서 거래소 운영이 어렵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소형 거래소 존립 위기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 6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피아는 신규계좌 발급은 물론 원화 입금도 불가능한 현재 상황에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 모든 거래를 중단했다. 코인피아 측은 "본인확인실명제 연동을 은행 등에 요청했으나 기존 시스템 안정화 등을 이유로 은행과의 본인확인 실명제 연동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일반 법인계좌를 통한 원화 입금 및 반영도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한 욕심으로 시장을 유지하는 것보다 고객분들의 거래안정성을 위해 거래를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시행된 가상화폐 거래실명제로 기존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이용하는 거래소의 거래은행에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그러나 은행에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을 제외한 중소형 거래소에는 가상계좌 발급을 허용하지 않은 것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네스트와 코인플러그는 현재 원화 입금 서비스를 종료한 상태로 가상화폐간 거래만 가능하다. 그러나 원화 입금이 불가능해 새로운 투자자의 유입이 어렵고, 기존 투자자들의 이탈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신규 가상화폐 거래소의 시장 진출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중 합작 가상화폐 거래소 지닉스는 당초 1월 개장을 앞두고 있었지만 실명 가상계좌 서비스 도입이 어려워졌다며 일정을 2월로 연기했다. 지닉스는 2월 개장 뒤에도 당분간 가상화폐간 거래 마켓만 운영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블록체인협회가 중소형 가상화폐 거래소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19일 고팍스, 코인네스트, 코인피아 등 거래소 12곳은 한국블록체인협회에 은행 가상계좌 발급 계획을 논의하는 총회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당초 블록체인협회는 "현재 법인계좌로 회원을 받을 때 충분한 본인확인을 거쳤음에도 일부 거래소에만 신규 가상계좌를 허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중소형 거래소에 계좌발급을 허용하지 않는 은행권을 비판해왔다. 그러나 이날 거래소들이 공문을 보낸 것을 두고 그동안 협회가 중소형 거래소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 관계자는 "처음에 블록체인협회가 본인확인실명제 연동을 한 다음 불법적인 거래를 최대한 막고, 거래를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얘기했었으나 현재 관련해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 없어 공문을 제출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