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챔피언 기업기준 강화, CEO 투명경영 검증
히든챔피언 기업기준 강화, CEO 투명경영 검증
  • 승인 2015.03.2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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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정부와 공공기관들이 각종 지원 사업에 사용하는 '히든 챔피언' 용어가 통일성 있게 정비된다. '모뉴엘' 사태와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위해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히든챔피언육성대책에서 발표한 한국형 히든챔피언 기준을 공공기관들과 공유하여 기관별 지원 사업들의 사업명칭, 기업선정 평가, 사후관리 등에 혼선이 없도록 개편해 나가기로 했다.

또 모뉴엘 사태와 같은 기업의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히든챔피언 육성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선정단계부터 선정후 사후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최고경영자의 윤리·투명경영을 확인·검증하는 절차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중소기업청(한정화 청장)은 27일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한국 거래소 등 11개 지원기관과 업계가 참여한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 실무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

그동안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이 제시한 '히든 챔피언' 개념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객관적 측정이 곤란해 정부는 지난해 한국경제의 특수성을 감안한 ‘한국형 히든챔피언’ 개념과 기준안을 발표한 바 있다.

히든챔피언 육성사업은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소·중견기업을 발굴, 히든챔피언 후보로 선정하고, 대출금리 우대, 여신한도 확대 등 지원 정책을 통해 매출 1조원 이상, 수출 비중 50% 이상인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된 정부 정책이다. 올해 3월까지 한국형 히든챔피언으로 선정된 업체는 23개 업체며, 후보 격인 육성대상기업은 321개다.


▲ 헤르만 지몬 박사
 

정부는 올해부터는 히든챔피언 기준을 충족시키는 기업에 대해서 ‘히든 챔피언’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그외 각종 유사 지원사업의 지원기준과 명칭에 히든 챔피언 용어를 혼선이 없도록 정비해 나가기로 했다.

또 지난해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모뉴엘 사태’를 비롯해 최근 히든챔피언 육성 사업에 선정된 기업들이 배임·횡령 등 범법행위에 연루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기업 선정평가 및 사후관리 전반에 걸쳐 윤리·투명경영 확인 절차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형 히든챔피언은 △세계 시장점유율 1~3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중 2% 이상(3년 평균) △매출액 대비 수출비중 20% 이상(3년 평균)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 업종평균 이상 △국내 특정 대기업 납품비중 50% 미만인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월드클래스 300 사업의 경우 올해 운영요령 개정을 통해 기업선정 단계에서부터 경영자의 준법 경영, 평판 등에 대한 평가지표를 도입·강화해 낮은 경영 의식을 가진 기업을 사전에 걸러내도록 제도화하기로 했다. 월드클래스 300 선정후 법 위반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거나, 주요 임직원의 배임·횡령 등 범죄행위가 발생할 경우 정부에 통지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제재하기 위해 선정기업 지정 취소 규정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또 위법행위 발생 여부에 대한 검찰 등의 조사 결과가 통보될 때까지 지원효력 정지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보완하는 등 문제기업에 대한 다양한 제재 수단 마련을 추진한다.

수출입은행, 한국거래소, 무역보험공사 등 각 공공기관들도 올해부터 기업 선정·평가시 경영자의 도덕성 및 평판 지표를 신설하고, 경영자 인터뷰를 도입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기관별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을 엄선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특히 수은의 경우에는 선정기준 강화 뿐만 아니라, 기업의 현금흐름, 이자보상배율, 차입금 비중 등 주요 지표의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선정기업을 철저히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협의회 참가기관들은 기관별 지원사업의 기업 선정 평가 지표와 선정기업 DB를 공유해 히든챔피언 육성사업의 일관성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으며, 하반기에 추진하는 '한국형 히든챔피언 기업발굴을 위한 협동체계를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김영환 중견기업정책국장은 “이번 협의회를 시작으로 히든챔피언 육성 사업들을 정비해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향후 참여기관들의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을 통해 모뉴엘 사태와 같은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 원활한 히든챔피언 기업 발굴·지원체계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스트셀러 ‘히든챔피언’의 저자이자 글로벌 컨설팅업체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의 창립자인 헤르만 지몬 박사는 전 세계에 ‘히든 챔피언’이란 용어를 전파시킨 경영학계 석학이다. 국내 역시 그의 저서가 큰 파장을 낳았고 이후 한국거래소가 코스닥기업 가운데 한국의 ‘히든 챔피언’을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비즈트리뷴=이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