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의 진화②] Commerce 3.0 큐레이션 커머스
[쇼핑의 진화②] Commerce 3.0 큐레이션 커머스
  • 승인 2015.03.2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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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형 큐레이션 커머스

정기구독의 형태를 취하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주로 취급되는 품목 자체가 정기적인 구매를 필요로 하거나 소모 주기가 굉장히 빠른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반면, 정기적인 구매보다는 필요에 따라 구매를 하게 되는 품목들은 서브스크립션 방식의 정례화된 큐레이션 서비스 보다는 그때그때 맞춤형 서비스를 받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경우 또는 이런 품목들에 대해 나타난 것이 SNS형 큐레이션 커머스이다.

대표적으로 의류나 잡화, 디자인용품 등 패션 카테고리와 연관성이 깊다. 미국의 '트렁크클럽(Trunk Club)'은 유명 인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개인 스타일리스트의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는 큐레이션 커머스이다. 처음 가입 시 스타일리스트와의 상담 또는 설문 조사를
통해 개인의 취향 파악과정이 이뤄진다.

그 후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개인의 체형과 취향을 고려한 스타일을 제안하고 해당 품목들에 대해 온라인으로 간단히 확인 후 간추려진 품목들이 박스 형태로 고객에게 배송이 되는 것이다. 고객은 제안 받은 제품들을 직접 입어보고 마음에 드는 제품만 선택하여 결제하면 된다. 배송과 관련된 전 과정이 무료로 진행되므로 소비자는 반품 비용이나 시간 낭비 등에 대한 고민 없이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스타일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일본에서는 이렇게 옷이 아닌 '스타일' 자체를 파는 서비스가 보편화되어 있다. 국내에도 트렁크 클럽과 유사한 포맷의 큐레이션 커머스가 얼마 전 도입되었다. 지난 2월말 오픈한 '유어스타일리스트'는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고객에게 적합한 스타일과 상품을 제안하는 일대일 스타일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매 방식은 트렁크 클럽과 거의 동일하다.

 
SNS 형 큐레이션 커머스는 패션의류 품목 이외에도 다양한 제품군에서 전문가의 추천에 기반한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바이박스(byBox)'는 미국의 쿼털리고(quarterly.co)와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쿼털리코는 분기에 한 번씩 다양한 상품군을 추천하는데 유명 패션 잡지 '엘르', '마리 클레르'의 패션 디렉터를 지낸 니나 가르시아 등이 큐레이터로 활동 중이라는 점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바이박스 역시 셀러브리티의 추천을 통해 패션부터 라이프스타일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친 스타일링 아이템을 소개한다. 다양한 분야별 전문가 및 연예인과 협업을 통해 디자이너 제품을 엄선하는데 대표적인 연예인 큐레이터로 홍석천이 활동하고 있다.

■기존 온라인 업체들의 큐레이션 강화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 역시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하며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주요 업체들은 상품담당자(MD)와 마케터들로 구성된 큐레이션 전담팀까지 만들면서 큐레이션 커머스로의 시장 변화에 뒤처지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G 마켓은 '13년 4월 MD 들이 상품을 선별해 추천하는 서비스인 'G9'를 선보였다.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두 차례에 걸쳐 패션, 뷰티, 푸드, 리빙, 유아동, 가전, 디지털 등 7개 카테고리에서 약 150여개 상품을 추천 ∙ 판매한다. 오픈 당시에는 평일에만 새로운 상품을 판매했지만 지난해 10월부터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상품을 선보이는 '주말딜'을 진행하고 있다.

 
 
 
11번가는 기존의 쇼킹딜에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한 '쇼킹딜11am(쇼킹딜십일시)'를 출시했다. 취급하는 상품수(SKU)를 기존 4,000만개에서 7,000개로 대폭 줄여 상품 집중도를 강화했고, 목적성이 뚜렷한 소비 패턴을 고려해 상품군별로 카테고리를 구분하였다. 특히, 여성의류·잡화, 유아용품,생수, 세제 등 평일에 장보기 어려운 워킹맘을 배려한 여성 맞춤형 상품을 제안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픈마켓 업계의 큐레이션 서비스 강화는 소셜커머스 대비 낮은 모바일 매출 비중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어 매출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G9는 모바일 결제 비중이 68%까지 늘어나면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212%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9~11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64% 증가했는데 모바일 매출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896% 증가하며 모바일 채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쇼킹딜십일시도 모바일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서 오픈마켓의 평균 모바일 비중 30% 대비 2배 이상 높은 모바일 집중도를 보이고 있다.

출발부터 MD(상품기획자)의 역할이 컸던 소셜커머스도 점차 덩치가 커지면서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소셜커머스는 서비스 개시 초기에는 소비자들이 모든 거래 건수를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판매 상품 수가 크게 늘어 소수의 상품을 집중해서 노출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Born to be 큐레이션, 홈쇼핑

 
현재 큐레이션 커머스 시장은 식품, 유아용품, 반려동물용품 같이 특정 상품군에 주력하는 중소형사업자부터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기존 온라인 쇼핑업체까지 다수의 플레이어들이 활동을 하고있다. 큐레이션 서비스가 세분화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시장이 단 시일 내에 소수 업체들을 중심으로 과점화 재편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큐레이션 커머스가 앞서 온라인 쇼핑시장을 이끌었던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와 비교해 모바일 채널에 더욱 특화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큐레이션 커머스 시장의 규모 확대는 물론 경쟁 심화 속도 역시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큐레이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어 큐레이션 커머스 시장은 주목을 받음과 동시에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양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수의 업체들이 활동을 하고 있는 현재의 시장이 점차 활성화되면 어떤 업체가 점차 두각을 드러낼 것인지가 현재의 관심사라는 판단이다.

향후 시장 재편을 주도할 잠재력이 있는 업태로 홈쇼핑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홈쇼핑 업태가 점차 큐레이션 커머스 시장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것으로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홈쇼핑 업체들은 △일찌감치 큐레이터의 추천에 기반한 상품 판매를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고, △상품의 차별화와 경쟁력 강화로 신뢰를 구축해왔으며 △해외시장 공략으로 향후 채널 확장에 우위를 점하고있다. 

[유안타증권 김태홍 연구원, 변재연기자 byun6270@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