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정말 폐쇄?...금융사 대책마련 분주
가상화폐 거래소 정말 폐쇄?...금융사 대책마련 분주
  • 승인 2018.01.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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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확인 시스템 가동 계획 중단, 카드 해외 거래소 구매 금지 추진
 
[비즈트리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광풍이 여전한 가운데 법무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까지 검토하겠다는 한다는 강경한 태도를 취하면서 비트코인 급락 등 가상화폐 시장에 큰 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신규계좌 개설과 실명시스템 마련에 한창이던 금융회사들이 상황을 주시하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거래소 폐쇄 발언 후 비트코인 급락...투자자들 '대혼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라는 강경카드를 꺼내면서 비트코인 가격 2000만원대가 무너지며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박 장관은 전날(11일)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 거래 금지 특별법과 거래소 폐쇄에 대한 계획을 내놨다.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고, 거래소 폐쇄까지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정부 입법으로 법안을 준비 중이다. 관련 부처와 여러 대책을 마련 중이고 조만간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소 폐쇄 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부처와 논의해 여러 대안을 강구한 후 집행할 계획임을 전했다. 박 장관의 이같은 발언이 공개되자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는 현상으로 투자자들은 우왕좌왕한 모습이었다. 이날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거래된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은 낮 12시 2073만원에서 오후 2시 1800만원으로 2시간 만에 13%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외에 다른 가상화폐들도 잇따라 20%대 하락세를 보였다. 빗썸에서는 이 시간대 이더리움이 26.33% 하락한 165만원대, 비트코인 캐시는 20.54% 하락한 332만원대 비트코인 골드는 24.92% 하락한 24만원대에서 거래됐다.

아울러 업비트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는 평상시 시간대에 비해 거래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 폐지 발언에 놀란 금융사, 발빠른 움직임

법무부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지하겠는 강경 발언을 하자 투자자는 물론 가상화폐 거래소에 거래계좌를 제공해 온 은행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가상화폐 폐지 논란에 은행과 카드사를 포함한 금융사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우선, 신한은행은 12일 가상화폐 실명확인계좌 도입을 연기할 뜻을 밝혔다. 가상화폐 거래 관련 안정성 확보를 위해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신한은행은 가상화폐 실명확인계좌 도입 철회설에 대해 부인하고 “도입 시기를 연기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은행들은 오는 20일쯤 가상계좌 실명확인 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었지만, 거래소 폐지까지 거론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 가상계좌 실명확인 시스템 가동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아울러 국내 카드사 8곳은 국내 투자자가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구매할 수 없도록 신용·체크카드 거래를 모두 금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법무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방침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이를 우회해 해외 거래소에서 사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법무부의 입장 발표 후 비트코인 등 가상화페 가격은 일제히 30% 이상 곤두박질쳤지만, 청와대가 법무부의 폐지 관련 발언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가격 낙폭은 크게 줄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일단 가상화폐 급락은 회복됐지만, 또 언제 이런 양상이 반복될지 모른다"며 "정부 규제에 따라 등락하는 혼란을 막기 위해 금융사들도 대응전략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민경 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