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vs 업비트] 빗썸, ‘자본력’·업비트, 정기 ‘점검’으로 자금 보호 대응
[빗썸 vs 업비트] 빗썸, ‘자본력’·업비트, 정기 ‘점검’으로 자금 보호 대응
  • 승인 2017.12.2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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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과 업비트
 
[비즈트리뷴] '가상화폐'가 연일 화제다. 지난 유빗 파산 사태에도 가상화폐에 대한 열기는 뜨겁다.
 
빗썸 관계자는 "이달 가입자 수만 100만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에 맞서 국내 최다 가상화폐 거래를 지원하는 업비트는 낮은 거래수수료와 거래 편리성 등으로 빗썸의 거래량을 앞지르고 있다.
 
빗썸은 현재 12개 코인을 취급하고 있으며, 업비트에는 100여개가 넘는 코인이 거래되고 있다.
 
최근 빗썸과 업비트는 또 IT 업계 CEO(최고경영자)를 잇따라 영입하면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양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 21일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를 영입하며 시장 개편에 시동을 걸었고, 빗썸은 27일 신임 대표로 전수용 전 NHN엔터테인먼트 부회장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일 가입자 수가 늘어나면서 투자자의 자금 보호 장치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유빗이 파산 절차를 밟으면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원금 회수에 대한 불안을 안고 있다.
 
그렇다면 자금 유출 관련 리스크에 대해 빗썸과 업비트는 어떤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 ‘잦은 서버 오류’와 ‘해킹’ 등으로 인한 투자자 불안↑
 
크게 두 가지 요소가 투자자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거래 규모를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서버 오류와 해킹 사고로 인한 자본 피해다.
 
'거래 정지' '먹통' '출금 지연' 등이 대표적이다. 가상화폐 시세는 급등락 폭이 매우 커 서버 접속이 지연되면 투자자들이 피해 보는 경우가 생긴다.
▲ 지난 21일 빗썸 내 거래량 증가로 비트코인 입출금이 지연됐었다. ㅣ bithumb.com
 
지난 6월 빗썸에서는 가상화폐 '리플'이 상장된 후 갑작스레 서버가 중단됐다.   
 
11월 초에는 비트코인캐시가 급등하면서 거래량이 몰려 서버가 다운된 바 있다. 11월 말에도 이용자 증가로 인한 서버 과부화로 출금이 지연됐었다.
 
이로 인한 빗썸의 잦은 서버 점검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기도 했다.
 
업비트 또한 현재 10일째 신규 회원을 받지 않고 있다.
▲ 업비트는 10일 째 신규회원을 받지 않고 있다. ㅣ upbit.com
 
지난 18일 업비트는 사이트 공지사항 게시판을 통해 "최근 신규가입 속도가 빠르게 증가해, 회원들의 안정적인 거래 지원과 시스템 대응 작업을 위해 불가피하게 신규가입 회원들의 거래 지원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해킹' 또한 수차례 지적돼 온 문제점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 자체는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가상화폐 자체가 해킹 당한 사례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를 다루는 '거래소'는 해킹이 가능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거래소가 세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이 아닌 '중앙 서버' 방식으로 운영된다.
 
때문에 대부분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사고는 거래소 내부 직원 PC로 침투하거나 사용자 지갑을 탈취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지난 6월 빗썸 해킹 또한 직원 컴퓨터를 노렸다.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는 해커가 빗썸으로 입사지원서를 가장한 이메일을 타고 들어와 직원 컴퓨터를 해킹한 것이다.
 
이로 인해 빗썸 회원 개인정보 3만 건이 유출됐다.
 
업비트도 이달 들어 회원 계좌에서 돈이 수시로 사라지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거래소 운영시스템이 가상화폐 열풍으로 갑자기 늘어난 거래규모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빗썸, '자본력'이 무기...업비트, 주기적 서버 업그레이드 작업
 
빗썸과 업비트는 보호 장치를 마련하거나 주기적 서버 작업을 함으로써 가상화폐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빗썸은 지난 10월 현대해상 '뉴사이버 종합보험'과 흥국화재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에 각각 30억 원 한도로 가입했다.
 
또 지난 15일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가 발표한 자율규제안에 따라 빗썸은 '투자자 예치자산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자율규제안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투자자가 맡긴 예치금을 100% 금융기관에 예치하고, 가상화폐 예치금은 70% 이상 콜드월렛에 보관해야 한다. 콜드월렛은 거래소와는 별도로 오프라인으로 보관하는 자산이다.
 
빗썸은 외부 회계법인과 에스크로(Escrow) 계약을 통해 회원 150만 명의 예수금을 국내 금융사에 별도로 보관 중이다. 콜드월렛 비율도 70% 이상이다.
 
빗썸 측은 "당장 파산 위험에 대비하기 위하기 보다는 탄탄한 자본력을 갖출 것"이며 "실제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 가운데 자본금 준비가 가장 잘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가 거래소 회원 요건을 자기자본 20억 원 이상으로 발표한 가운데, 현재 빗썸의 자본금은 1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비트는 현재 한국블록체인협회에 가입하고 있지 않다.
 
업비트는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랙스'의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일반적인 국내 거래소와는 성격이 다르며 예치금도 해외에 보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가상화폐 가격 급등락으로 인한 리스크에 대한 조치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빗썸 측은 "가격 급등락으로 인한 한국블록체인협회 조치가 나오면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보호 장치만큼 '기술 보완'도 중요하다.
 
빗썸 측은 올해 말까지 서버 처리 용량 수준을 지금보다 5배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빗썸 관계자에 따르면 12월 한 달 동안 신규 가입자 수는 100만 명에 달했다.
 
거래 급증량에 대비해 빗썸은 "웹소켓 서버 및 응용 프로그램을 제어하는 API 서버를 현재 보다 5배 이상 증설하고, 응용 프로그램과 데이터베이스 등 인프라도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비트는 지난달 20일에 이어 이달 21일에도 서버 증설 및 점검 작업을 시행했다. 현재 업비트 회원 수는 120만 명에 달하며 하루 평균 이용자는 100만 명 수준에 달한다.
 
주로 새벽 시간을 이용해 1~2 시간 동안 서버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하며, 이 때는 마켓의 거래 및 조회가 일시 중단된다.
 
28일 오늘 정부는 가상통화 투기 잡기에 나섰다. 정부는 가상통화 거래소 폐쇄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빗썸 측은 "정부 규제안에 대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문정은기자 mungija2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