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고속 매각 시동, 박삼구 어떤 선택할까
금호고속 매각 시동, 박삼구 어떤 선택할까
  • 승인 2015.02.2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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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의 매각작업이 시작됐다.

23일 금호고속 단독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투자펀드(PEF)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4000억원대 후반 가격에 금호고속을 인수해줄 것을 최종 제안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에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박삼구 회장은 2주뒤에 이 제안에 대해 결정을 해야한다. 

박회장은 어떤 답안을 줄 것인가. 문제는 박회장의 자금능력이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이 일단 금호산업을 인수한뒤 일부 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실탄을 확보, 금호고속마저 사들일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어왔다. 상반기에 금호산업, 하반기에는 금호고속을 되찾아올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다. 그러나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의 매각작업이 거의 같은 시기에 몰리면서 박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호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에 대한 매각 절차도 25일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시작으로 본격화될 예정이다.

IBK펀드는 이날 금호고속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금호터미널에 최종 인수제안 공문을 발송했다. IBK펀드측은 금호고속의 현금 창출능력과 미래가치 등을 반영해 4000억원대 후반의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연 7%의 수익률을 보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 금호고속의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A) 약 800억 원에 약 6배를 적용했다는 게 IB업계의 분석이다. 금호고속은 금호그룹과 역사를 함께한 모태기업인데다 매년 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주는 알토란 같은 회사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주동안 매각 제안서에 대한 검토를 거쳐 다음달 9일까지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IBK펀드에 통보해야한다. IBK펀드의 매각 조건을 수용할 경우 금호고속은 2012년 매각된 지 3년여 만에 금호아시아나에 재편입된다.

다만, 반대로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할 경우 그 권리는 소멸되고 금호고속은 공개 매각이나 수의계약 방식으로 제 3자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제 3자 매각이 불발되면 가격을 다시 산정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 여부를 타진하게 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이와관련, “면밀히 검토해 최종 결정하겠다. 비밀유지 의무가 있는 만큼 매각가격이나 조건은 공개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5일 금호산업 예비입찰 결과를 확인한 이후 금호고속의 인수여부를 전략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트리뷴=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