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의 'AI 뉴스편집', 포털뉴스 공정성 답일까
네이버·카카오의 'AI 뉴스편집', 포털뉴스 공정성 답일까
  • 승인 2017.12.08 0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네이버 "AI가 하도록 대체하겠다" vs 카카오 "책임감 갖고 관리 강화해야"
[비즈트리뷴] 네이버가 뉴스편집과 관련한 공정성 이슈 해결책으로 인공지능(AI) 카드를 꺼내들었다. 일부 사람이 하던 것을 100% AI가 하도록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검증 위원회 설치도 예고했다.

100% AI 시스템으로 운영해오던 카카오는 '사람의 영역'인 책임감을 한층 더 강조했다. 공정성은 이미 어느정도 해소됐다고 보기 때문에 AI로 해결되지 않는 사회적 책임 부분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 (왼쪽부터)한석현 서울YMCA 팀장,김진욱 변호사,황용석 건국대 교수, 이병선 카카오 부사장, 유봉석 네이버 전무 l 사진= 김려흔 기자
 
8일 관련업계와 네이버, 카카오 등에 따르면 네이버의 AI 100% 도입 의지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털뉴스 이대로 좋은가?' 정책 토론회에서 거론됐다.

이날 발제를 맡은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지식정보서포트부문 전무는 "뉴스서비스 내 섹션별 페이지에서는 현재 듀얼영역(사람이 직접 편집과 알고리듬 영역) 두가지로 운영되는데 향후 100% 알고리듬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유 전무는 "네이버 모바일 뉴스판(포털 메인)에서 현재 상단 일부부분인 약 20% 정도만 자체 편집을 하고 있다"며 "내년 1분기내 자체 자체편집을 없애고 AI로 헤드라인을 구성하도록 바꿀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한성숙 대표이사 직속의 운영혁신 프로젝트 산하에 뉴스배열혁신 TF(테스크포스)와 뉴스알고리즘 혁신TF, 실시간급상승검색어혁신TF를 구성했다"며 "뉴스 서비스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외부 의견을 모으고 함께 검증할 수 있는 위원회도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발제자로 참석한 이병선 카카오 부사장은 AI의 영역에서 해결안되는 사회적 책임 부분에 무게를 실어 발표했다.

카카오는 지난 2015년 6월부터 자체 개발한 뉴스편집 알고리듬 '루빅스(RUBICS 실시간 이용자 반응형 뉴스 추천 시스템)'를 통해 100% AI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부사장은 "네이버가 그동안 공정성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걸어온 행보를 봤을 때 편집권한을 포기하는 방향을 택했는데 저희는 이것이 해결방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편집권한을 포기하기 보다는 책임감을 갖고 공정하게 뉴스를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뉴스를 둘러싼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AI를 결합해 여러가지 시도가 되고있는데 알고리듬을 도입한다고 해서 공정성이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뉴스 소비 행태를 파악한 개인화, 맞춤화 경향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대 포털 측이 내놓은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양대 포털의 방안이 포털뉴스의 공정성을 해결하기는 미흡하다고 봤다. 

손영준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포털이 검색기능이라고 주장해왔지만 (이러한 주장은) 10년이 넘었다"며 "과도하고 은밀하게 포털의 편집이 이뤄지고 있고, (포털 관계자들은) 어떤 뉴스를 띄울 것인 지 알고리즘이 작동하고 있다고 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손 교수는 "포털이 그것(편집기능 등)을 포기하는 것이 어렵다면 규제를 받는 것이 좋겠다"며 "포털이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정책을 추가할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를 놓고 고민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욱 변호사(법무법인 주원, 한국IT법학연구소 부소장)의 반응도 냉랭하다. 그는 "포털이용 흐름이 뉴스컨텐츠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용자 맞춤'이라는 순환 알고리즘은 결국 포털에서 메인으로 걸고 편집하는 것이 이용자들의 관심이 많다는 뜻인데 이 문제를 알고리즘의 모순점이라고 해야하기 보다는 그런 것(알고리즘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영화 '내부자들'에서 나오는 주필역할을 네이버와 카카오가 하고있는데 결코 공정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실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7 한국'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뉴스 소비자 중 포털로 뉴스를 접하는 비율이 77%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일본·체코 등 조사 대상 36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이 뉴스를 이용할 때 포털을 통하는 것이다. 주필역할을 네이버와 카카오가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이날 토론회 공동주최자인 송희경 의원(자유한국당)은 "포털은 뉴스메이커는 아니지만 뉴스에디터 역할을 하면서 결과적으로 국내 뉴스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은 포털들이 말하는 알고리즘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품고 뉴스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송 의원은 그러면서 "네이버·카카오 모두 공정성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하다"고 덧붙였다.

양대 포털의 공정성과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이슈 해결노력이 앞으로 어떤 결과로 뉴스 공급자, 뉴스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게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 김려흔 기자 eerh9@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