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카드업계, 수수료 인하+조달금리 부담까지 '깊은 한숨'
금리인상에 카드업계, 수수료 인하+조달금리 부담까지 '깊은 한숨'
  • 승인 2017.12.0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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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카드 임영진 사장ㅣ사진=신한카드
 
[비즈트리뷴]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서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이에 따른 충격을 감당해야 하는 카드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운용자금 상당부분을 금리변동에 취약한 회사채에 의존하고 있는 카드사들은 이번 금리인상으로 이자에 대한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30일 11월 기준금리를 현행 1.25%에서 1.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의 인상이다.

■ 회사채 비중 전체 78%...금리인상에 수수료 인하 압박까지 카드업계 '이중고' 

금리인상으로 현재 회사채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카드사들은 사업 구조상 조달 비용이 크게 증가해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당장 내년부터 정부로부터 수수료 추가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카드사들은 사면초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됐던 최근 10년간 카드사 회사채 비중은 2008년 60%대에서 2015년 82.15%까지 큰 폭으로 확대돼 왔다.

현재 올 상반기 기준 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 등 7개 카드사의 회사채 비중이 전체 자금 조달비용의 77.82%에 달
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이 금리인상기를 대비해 2년간 회사채의 발행을 줄여왔지만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카드사의 수익 부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으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는 당연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상황을 좀 더 지켜본 후에 회사별 자금 조달 비중을 조절할 예정"이고 설명했다.

또한 새 정부들어 중소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 등 각종 규제안 시행으로 카드사들은 전년 대비 20% 급감한 실적하락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다.

KB국민·비씨·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 등 8개 전업계 카드사의 3분기 카드사 순이익은 4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나 줄었다.

다변화된 금융결제시스템 및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수익난에 시달라고 있는 카드업계는 다른 업계보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파장이 더욱 클 것으로 관측된다.

■ 다양한 수익 포트폴리오 구상 한창....금리인상 '리스크' 최소화할까

카드사들은 그간 금리인상에 대비해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노력으로 다양한 수익모델을 구상해왔다. 회사채의 비중을 줄이고 자금 조달기간을 단기에서 장기로 바꾸고 자산유동화증권(ABS) 비중을 늘리는 등으로 카드사들은 다양한 자금조달 포트폴리오를 마련하기 위해 고심해왔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이미 명백해진 카드업계의 위기를 반영하듯 내년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장동기 신한금융 본부장은 지난달 30일 3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신한카드는) 내년 이후 경상 수익력에 대한 위기감을 가지고 비상경영체제에 임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뿐만 아니라 실적 위기에 직면한 시중 카드사들은 이번 한은의 금리인상으로 내년부터 비상경영체제 추진 및 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인상을 비롯해 카드사 영업 환경에 있어 연체이자는 물론 가격, 수수료 등 다양한 악재가 상존해 있다"며 "여러 규제 정책들로 영업환경이 내년 역시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추가 대책마련에 고심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전반에 비상경영체제 및 다변화된 수익 포트폴리오가 예고되는 가운데 카드사들은 금리추가 인상 역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금리인상 등 글로벌 경제 흐름에 따라 한국은행의 내년 1~2차례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만큼 카드사들은 장기적인 추가 대응책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려했던 대로 결국 금리 인상기에 들어선 카드사들은 자금 조달 부분에 부담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며 "현재 빅데이터 기반한 특화된 다양한 고객맞춤형 신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어 걱정만큼 수익 하락 폭이 크진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윤민경 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