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땅콩회항 퍼스트클래스의 재구성
조현아 땅콩회항 퍼스트클래스의 재구성
  • 승인 2015.01.1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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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방송 캡처
 
지난 2014년 12월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 항공기.

이날 이 퍼스트클래스에서는 무슨일이 벌어진 것일까. 땅콩회항사건 공소장 내용이 드러나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업데이트되고 있다. 그날의 일을 재구성해본다.

▶인천행 KE086 항공기 퍼스트클래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KE086편 일등석의 ‘2A’ 좌석에 앉았다. 이어 여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 삼는다.

조 전 부사장은 박창진 사무장이 객실 서비스 매뉴얼이 저장된 태블릿 PC를 가져다 주자 “누가 (매뉴얼이) 태블릿에 있다고 했어”라고 화를 내면서 파일철로 좌석 팔걸이 위에 있던 박 사무장의 손등을 3, 4회 내리친다.

뒤에서 지켜보던 여 승무원에게는 “너 거기서 매뉴얼 찾아. 무릎 꿇고 찾으란 말이야. 서비스 매뉴얼도 제대로 모르는데, 안 데리고 갈 거야. 저X 내리라고 해”라고 말한다.

조 전 부사장은 “이 비행기 당장 세워. 나 이 비행기 안 띄울 거야. 당장 기장한테 비행기 세우라고 연락해”라고 고함친다. 항공기는 이미 미국 JFK공항 제7번 게이트에서 유도로 방면으로 진행 중인 상태였다.

박 사무장은 ‘비행기가 활주로에 들어서기 시작해 세울 수 없다’고 설명한다.

조 전부사장은 “상관 없어. 네가 나한테 대들어? 어디다 대고 말대꾸야. 내가 세우라잖아”라고 버럭 소리지른다.

조 전 부사장은 매뉴얼을 직접 확인하고 뒤늦게 여 승무원이 매뉴얼대로 서비스를 한 것을 알게 되자 이번에는 박 사무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듯 호통친다.

조 전부사장은 "네가 나한테 처음부터 제대로 대답 못해서 여 승무원만 혼냈잖아. 다 당신 잘못이야. 그러니 책임은 당신이네. 네가 내려”라고 소리친다.

박 사무장이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상황은 일단락된다.  그러나 승객 247명을 태운 항공기는 24분 가까이 출발이 지연됐다. 승객들은 왜 24분이나 지연됐는지에 대한 설명이나 사과 멘트는 듣지못했다.

▶대한항공 본사 사무실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대한항공 여모 객실담당 상무(57ㆍ구속)와 박창진사무장.

대한항공 여모 상무는 지난달 6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박 사무장을 본사 사무실로 불러 ‘업무 미숙으로 스스로 기장과 협의해 비행기에서 내렸다’는 내용의 경위서와 시말서를 작성하게 한다.

박 사무장이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취지로만 경위서를 쓰자 여 상무는 “어떤 처벌이라도 달게 받겠다고 써야지, 이렇게 써 갖고 되겠어. 다 본인 잘못이라고 써야 할 것 아니냐”고 말한다. 여 상무는 같은 내용으로 시말서도 쓰도록 지시했다. 박 사무장이 이에 불응하자 “너 회사 오래 다녀야 되잖아. 정년까지 안 다닐 거냐”라고 협박한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총 5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조 전 부사장의 첫 재판은 19일 오후 2시 30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다. [비즈트리뷴=김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