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그후]배금주의 풍토, 미래가 없다
[조현아 그후]배금주의 풍토, 미래가 없다
  • 승인 2015.01.15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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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의 목소리...인성교육의 계기 삼아야


 

<중>재벌가의 배금주의 풍토...기업은 미래가 없다

한솔그룹 이인희 고문의 손자인 조 모씨가 최근 병역 비리 의혹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기업체에서 하는 대체 복무를 하면서 근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조 씨의 사건은 재벌가의 그릇된 자녀 사랑과 가정 교육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한항공의 이른바 '땅콩 회항' 사태도 이런 환경에서 자린 조현아 전 부사장이 기업을 자신의 전유물로 봤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재벌가 내부의 자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사실 재벌가의 이런 문제들은 경영현장에서도 견제장치 없이 당연한 듯 만연된 현상이다. 예컨대, 재벌 총수 자녀들의 초고속 승진의 문제가 그것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그룹 총수 일가의 3~4세들이 자신들의 그룹에 입사한 이후 임원으로 승진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3.5년에 불과하다. 아무리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어도 일반 직장이 사원에서 대리로 승진하는 기간보다도 빨리 기업의 꽃인 별을 달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입사하자마자 바로 임원이 되는 경우도 9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그룹 총수 자녀 44명이 조사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3명 중 1명이 입사와 동시에 임원이 된 것이다.

시민사회에서는 이번 땅콩 회장 사건으로 반재벌, 반기업 정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재벌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더 엄정한 법적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여론의 방향이 이렇다보니 재벌가도 몸을 바짝 낮추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법을 찾을 생각이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속내는 아닐지 깊이 반성하고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이런 맥락에서 옥중에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막내딸 최민정씨의 사례는 재벌가의 귀감이 된다. 최씨는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는 남자들마저 주저하는 군인의 길을 택했다. 재벌의 딸이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버리고 당당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재벌가에 정통한 한 학계 관계자는 "일련의 사건들은 한국 재벌가의 현실과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급변하는 세상에서 돈이면 다 된다는 식의 배금주의는 기업 경영을 곪게 만들고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고 경고했다. [비즈트리뷴=정윤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