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단상] 아쿠아리움이 주는 힐링
[11월 단상] 아쿠아리움이 주는 힐링
  • 김려흔 기자
  • 승인 2017.11.1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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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려흔기자
[비즈트리뷴] 상상속에서 방대한 우주와 같이 미지의 세계를 잠시나마 엿볼 수 있는 곳.
 
 
그 곳은 바깥 세상과는 달리 계절의 변화가 없다. 더위와 추위에서 자유롭다.
 
또한 특유의 어둠과 조명, 그리고 분위기는 세상과의 단절이라 여겨질만큼 평화롭다. 특히 권력과 억압에서부터 벗어나리만큼 평화로운 곳. 반나절밖에 가지않는 힐링일지라도 꼭 필요하다.  좋은 생각과 따뜻한 평화, 그리고 용서가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랄까.
 
여성들이 기분전환을 하는 보통의 방법인 네일아트, 마사지, 쇼핑 등과는 다르다.
 
네일아트를 받는 손은 누군가에게 맡겨져 예뻐지고 있는 동안 머리 속은 쉬지를 못한다. 몸 근육들이 풀어지는 마사지도 별반 다르지않다. 마사지를 받는 몸은 시원하지만 고민이 있다면 머리 속은 쉴 수 없다. 쇼핑도 머리 속에 해야할 생각이 있다면 집중이 되지 않는다.
 
아쿠아리움은 말 그대로 머리 속이 쉴 수있는 곳이다. 헤엄치는 물고기를 보면서 '물고기가 헤엄을 치는구나', '해파리가 아름답구나'와 같이 보는 것에 대해 어떠한 의미부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 지, 반대의 적을 어떻게 이겨야 할지,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기때문에 시선으로부터 자유롭다.
 
물론 일상에 평화로움이 유지가 된다면 아쿠아리움을 찾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든다.

최근 석달 동안은 아쿠아리움을 찾는 횟수가 잦았다. 일주일에 3번정도 방문했다. 억울해서 못견디겠다가도 아쿠아리움이 주는 평화 속에 잠시라도 있다보면 이내 괜찮아졌다.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순간도 아쿠아리움에서 생각을 비워내고 머리가 조금 쉬면, 더 나은 판단을 할 수도 있었다.
 
부정부패를 보고도 눈을 감고 입을 닫고 귀를 막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도 잠재워진다.
 
아쿠아리움에 사는 동물들을 보면서 치열하게 전투하지 않더라도 생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어릴 때는 마냥 아쿠아리움이 신기했고, 공감 능력이 생겼을 때는 아쿠아리움에 갖힌 동물들이 불쌍했다.
 
다만 점점 어른이 될수록 어쩌면 생존의 법칙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자연, 바다에서 살아가는 것 보다 아쿠아리움에서 사는 것이 편안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면서 씁쓸해지기도 한다.
 
마치 안되는 것에 대해 받아들이는 어른들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입성한 것 같아서.
 
받아들이면 편하다는 것도 아쿠아리움에서 배웠다.
 
아쿠아리움하면 어른보다는 어린아이를, 혼자보다는 커플 또는 가족단위의 공간이라 생각하기 십상이다. 
 
특별한 이유는 들 수 없으나 혼자가 꺼려지는 곳이지만 본 기자는 되레 그런 공간에서 힐링을 받는다.
 
평일에 가면 가끔 철저하게 혼자가 되기도 하다.
 
본 기자는 한화아쿠아플라넷63의 연간회원이다.
 
퇴근 후 여의도 63빌딩 전망대로 곧장 향한다. 전망대에는 63아트가 준비돼 있다. 두달에 한번씩 바뀌는 작품 전시를 통해 문화생활을 대체한다. 이후 같은 층에 있는 야경을 본격적으로 감상하며 할인된 가격(연간회원권의 혜택)의 차를 마시고 아쿠아리움으로 향한다.
 
한화아쿠아플라넷63에는 '인어의 정원'이라는 타이틀의 인어쇼가 트레이드마크이다. 인어쇼에 사용되는 BGM과 아쿠아리움의 BGM은 힐링에 보탬이 된다. 특별한 데이(할로윈, 크리스마스 등)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아쿠아플라넷에 있는 미라클 존은 몽환적이면서 블랙홀 같은 느낌이 든다. 이유는 가보면 곧 알게된다. 
 
덩치와는 다르게 날렵한 물범은 사진찍기가 참 어려운데 자주 가다보니 이제는 알아보는 듯 사진찍게 도와줄 때가 많다.
 
아쿠아리움의 관람 끝에 있는 기프트샵에도 아이템들이 간혹 바뀐다.
 
기프트샵 역시 연간회원이라 기분좋게 할인받는다. 기프트샵에서 구입한 행운의 이끼를 성실히 키우고 있다. 수조 속 벨루가와 함께.
 
기자는 평화와는 거리가 있는 직업이다. 그래서 아쿠아리움이 주는 힐링은 내 일상의 충전제다. 
 
 

[김려흔기자 eerh9@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