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은행연합회장, 민·관 출신 중 누가?...본격 레이스 시작
차기 은행연합회장, 민·관 출신 중 누가?...본격 레이스 시작
  • 승인 2017.11.1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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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비즈트리뷴] 이달 말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의 인선 절차가 시작되면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등 민간 출신 회장이 연이어 탄생할지, 아니면 새 정부들어 다시 급부상 중인 관출신이 회장이 바톤을 이어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1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하영구 회장의 후임이 될 후보군을 논의했다.
 
이날 임사이사회에는 하 회장를 비롯해 이동걸 산업은행장, 윤종규 KB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경섭 NH농협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빈대인 부산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이사회 멤버 중 김도진 IBK기업은행장과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채용 비리 사태로 사의를 표명한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 3명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27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3명의 후보를 추리는 ‘쇼트리스트’를 확정하고 이달 안에 차기 회장 후보자를 추대할 계획이다.

임시이사회에서는 은행연합회 이사를 맡고 있는 은행장들이 차기 회장 후보로 총 7명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 7명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그동안 하마평에 거론됐던 신상훈, 김창록, 홍재형, 민병덕, 윤용로 외에 김태영 전 NH농협은행장과 이장우 전 부산은행장이 포함됐다. 이들 중 윤용로 전행장과 민병덕 전 행장은 추천과 상관없이 연합회장을 맡을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영구 회장은 “오늘은 후보 추천만 받았을 뿐 후보군에 대한 첫 논의의 자리여서 평가는 진행되지 않았다”며 "차기 회장은 행장들이 뽑는 것이어서 최대한 의견을 반영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민(民) 관(官) 각축전 양상... 신 전 사장 vs 홍 전 총리 vs 김 전 총재 '3파전' 예상

새정부들어 첫 금융협회장 인선인만큼 금융권에서는 차기 합회장이 민간 출신인지 관료 출신인지에 집중돼 있다.

현재 민간 출신에선 신상훈(69) 전 신한지주 사장이, 관 출신에선 김창록(68) 전 산업은행 총재와 홍재형(79) 전 부총리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 전 사장은 호남권 출신 대표격인 금융인으로 한국산업은행에 입행한 뒤 1982년 신한은행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신한은행장과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역임해 풍부한 금융권 경험과 호남권 출신 금융인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차기 회장 후보로 손꼽혀왔다.

다만, 과거 신한사태의 중심에 섰다는 점은 금융협회장의 자리에서 보다 약점으로 분석된다.

관료 출신으로 부상 중인 김 전 총재는 행시 13회로 공직에 발을 들인 후 재무부·재정경제원·금융감독원등 을 거친 경제관료 출신이다.

또 홍재형 전 부총리는 지난 1994년 부총리 겸 초대 재정경제원 장관에 이어 16~18대 국회의원을 역임했고 충청권에 큰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 홍재형 전 부총리는 외환은행장과 경제기획원 장관, 18대 국회부의장 등 민·관·정을 모두 아우르는 인사라는 평가다. 1990년대 초반에 수출입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을 지냈으며 1990년대 중반부터는 정계에 몸을 담았다.

다만, 홍 전 부총리가 80세 고령이라는 점에서 최근 논란이 일고있는 금융계 수장들의 '올드보이' 논란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부총리와 함께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역시 곧 칠순을 앞두고 있는 나이인 만큼 재무부 출신 고령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관출신 인사들이 차기 협회장으로 선임된다면 인선 후에도 달갑지 않은 시선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 금융권 '올드보이 관치' 논란 여전...뒤이은 생보협회장 인선도 하마평 무성

최근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손해보험협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올드보이' 관료 출신들이 잇달아 금융협회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손보협회에 이어 은행연합회까지 ‘관료출신 올드보이’가 장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예상이 나오고 있다.

올드보이 출신 인사들에 대한 우려는 일찌감치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핀테크 시대인데 언론에 거론되는 분들은 20년 전에 금융을 담당했던 분”이라며 “이들이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차기 은행연합회회장 자리를 놓고 민간과 전직 관료 출신들의 대결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하마평에 오르내렸던 인물 대부분이 이날 후보자로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민간 출신에서는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이, 관료 출신에서는 윤 전 기업은행장이 추천됐으나 차기 회장에 도전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생명보험협회가 오는 24일 회장추천위원회를 개시하는 가운데 생보협회 수장 역시 관 출신이 선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차기 생명보험협회장으로 현재 양천식 전 수출입은행장, 진영욱 전 정책금융공사 사장과 함께 김창록 전 총재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수창 회장의 임기가 내달 8일로 임박한 상황인만큼 생보협회는 24일 이사회에서 회장추천위원회 구성 안건을 의결하고 차기 회장 선출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불고있는 고령인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에 따라 금융합회장 자리에 민간 출신이 유리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지만 실제 최근 장관을 지낸 관료 출신 인사가 손보협회장에 선임되면서 아직 여론만으로 민관 출신 중 누가 유리한지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민경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