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세그윗2X 하드포크는 왜 무산됐나
비트코인 세그윗2X 하드포크는 왜 무산됐나
  • 승인 2017.11.11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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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6일로 예정된 비트코인 세그윗2X 하드포크가 취소됐다. l Coindesk
 
[비즈트리뷴] 오는 16일로 예정됐던 세그윗2X(SegWit2X) 업그레이드 계획이 무산됐다.

이 소식에 8일(현지시간) 장중 7800달러 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시장 반응 또한 비트코인 분할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 상승세는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세그윗2X 하드포크 분리로 인한 비트코인 에어드롭(airdrop)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비트코인은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에어드롭은 특정 코인을 무상으로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의 하드포크 분리 당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에어드롭을 진행했다. 

▲ 비트코인 세그윗2X 취소 이후 비트코인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ㅣ Coindesk
 
■ ‘하드포크’ 왜 이뤄지나

비트코인이 분열하게 된 배경은 비트코인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이 높아진 데 있다. 

시스템 업그레이드 방식을 놓고 개발자와 채굴업자 간의 논의가 벌어졌고, 절충안 합의를 마련한 것이 '뉴욕합의(NYA)'다. 

뉴욕합의(NYA)에 따르면 지난 8월 세그윗(SegWit)을 우선 도입하고, 11월에 블록체인 용량을 키우는 세그윗2X을 시행할 예정이었다. 

세그윗은 비트코인 거래량 일부를 메인 블록체인 외부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앞서 8월 세그윗이 적용됐으나 이에 반대하는 일부 채굴업자들이 분열해 만든 것이 '비트코인 캐시'다. 

세계 최대 마이닝풀(채굴업자들의 연합)인 앤트풀을 이끌고 있는 우지한 비트메인 대표 주도로 비트코인 캐시가 탄생됐다. 

이후 '비트코인 골드'는 홍콩의 비트코인 채굴업체 라이트닝ASIC 주도로 분열된 새 가상화폐다. 

이처럼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는 방식이 ‘하드포크’다. 하드포크는 기존 블록체인과 호환되지 않은 새로운 블록체인에서 다른 종류의 '가상화폐'를 만드는 것이다. 

오는 16일로 예정됐던 세그윗2X는 블록체인 기존 처리 용량인 1MB에서 2MB까지 늘리는 방식이다. 기존 비트코인에 비해 거래시간을 단축시키고 거래수수료를 낮출 수 있어 거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세그윗2X를 지지하는 세력이 이탈하면서 하드포크 진행은 무산됐다. 

■ 개발자와 채굴업자 간 합의 ‘불발’ 

가상화폐는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방식이다. 업그레이드 방식을 두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8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몇 달 전부터 개발자 그룹은 세그윗2X 계획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결국 이날 비트코(BitGo)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벨쉬 등 6명의 개발자들은 메일로 발표한 공동 성명서를 통해 "분할 계획을 보류 한다"고 밝혔다. 

CNBC에 따르면 비트코인 개발자 측은 "비트코인을 매끄럽게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 우리 목표"라면서 "안타깝게도 이번엔 블록 크기를 얼마나 키울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렇게 진행하다가는 오히려 우리 커뮤니티가 분열할 수 있고, 비트코인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실제로 일부 개발자 측은‘NO2X’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반대 의사를 들어냈었다. 

반대로 앞서 실시된 세그윗을 반대했던 측은 '채굴 업자'였다. 채굴 업자들에게는 블록체인 외부에서 처리하는 세그윗이 수수료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새로운 화폐가 출시되면 채굴 경쟁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비트코인 분열을 주도해 왔다.

■ 단기적 불확실성 해소에 '상승세' 이어갈 것

11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인 크립토코인뉴스에 따르면 시장은 일단 세그윗2X 하드포크 취소 소식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바라스 라오 Leverj 최고경영자(CEO)는 "포크가 자주 벌어지면 블록체인 기반 네트워크나 시스템 보안에 손상을 줄 수 있다"면서 "가상화폐는 아직 실험 단계에 있어서 포크가 반복되면 비트코인 조직에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비세크 피티 뉴클리어스 비전 CEO 또한 "세그윗2X 하드포크가 취소된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면서 "합의를 이루지 않은 채 포크를 진행하는 것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크립토코인뉴스는 중단기적으로 비트코인 분열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 비트코인 가격 또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맥스 카이저, 톰 리 등 유명 투자자들은 올해 안에 비트코인 가격이 8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크립토코인뉴스는 비트코인이 분열을 피해간 것이 장기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며 투자 심리가 확대된 소위 '호들러(holdlers)'의 포지션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암호화 가상 화폐 공급업체 에니그마(Enigma) CEO인 가이 지스킨드는 "세그윗2X 하드포크를 연기한 것은 앞으로 가상화폐 자산 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세그윗2X 하드포크 취소 소식이 나왔던 8일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8000달러까지 다가섰다 다음날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비트코인거래소 게이트코인의 토마스 글럭스만 마케팅 부문장은 "비트코인 분할로 인해 신규 코인을 덤으로 받을 수 있는 기대감이 사라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문정은기자 mungija2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