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의 연장전 결승골, 새해 턴어라운드 기대
권오갑의 연장전 결승골, 새해 턴어라운드 기대
  • 승인 2014.12.3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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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타결이 어려워보이던 현대중공업 노사가 손을 잡았다. 해를 넘기지 않고 갈등을 마무리하려는 권오갑 사장이 이뤄낸 성과다. 축구로 치자면, 연장전 후반 인저리타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셈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4년을 하루남긴 31일 임금 단체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32일간 줄다리기를 해왔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날 울산 본사에서 열린 71차 교섭에서 올해 임금 인상과 단체협약 협상에 잠정합의했다. 내달 7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라는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큰 변수가 없는 한 합의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로 투입된 권오갑 사장은 이날 임단협 타결로 새출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임단협이 내년으로 넘어갈 경우 어수선한 상황이 한동안 이어지며 자칫 위기극복 동력이 흔들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권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일단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먼저라고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연내 임단협 타결을 호소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합의안은 노조가 위기극복을 호소하는 회사의 진정성을 받아들인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노사가 힘을 모아 이른 시일 내에 경쟁력을 회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이후 경영진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임원 임금 삭감도 유도했다. 이제 임단협이라는 장애물을 돌파한 만큼 남은 미션은 '실적 회복'여부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계 불황과 해양플랜트 분야 공사 손실로 인해 2분기 1조1037억원, 3분기 1조9346억원이라는 기록적인 영업손실을 보는 등 한해동안 3조원을 훌쩍 넘는 적자를 냈다. 물론 조선경기가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대중공업도 현재 진행중인 그룹의 구조개혁 작업의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반전을 자신하고 있다. 

권 사장은 임원 30% 감축,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영업본부 통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 본부별, 개인별 평가에 따라 60∼70%까지 연봉 격차가 발생할 수 있는 성과위주의 연봉제 도입 등 그룹의 체질을 완전히 뜯어바꾸기 위한 고강도 개혁작업을 진행중이다.  [비즈트리뷴=이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