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회장의 '한 수', 금호산업지분 5%
김상열 회장의 '한 수', 금호산업지분 5%
  • 승인 2014.11.1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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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사? 경영권 인수? 단순투자?
▲ 김상열 회장 ㅣ 호반건설 제공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에 재계와 증권가가 주목하고 있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지분매각 결정을 하면서 박삼구회장의 경영권 회복 수순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돌발변수의 주인공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박삼구회장과 박찬구회장간의 반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호반건설이 끼어 든 형국이 된 셈이다. 호남권의 대표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산업에, 호남권을 기반으로 성장한 호반건설이 숟가락을 올려놓은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일단 호반건설의 의도 파악에 부산하다. 호반건설은 시공능력 평가 15위의 중견건설사다. 대형건설사도 아니다. 호반건설은 지난 10일 현재 금호산업 주식 171만4885주(지분율 5.16%)를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다. 호반건설은 지분 공시 이후에도 장내에서 금호산업 주식을 대거 매수했다. 지분율이 6%를 넘어섰다는 관측도 있다. 호반건설의 입장은 '투자목적'이라고 선을 긋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단순 투자'로 분석하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우리와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측의 대리인으로 들어오는 것도 아닌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호반건설이 박삼구 회장의 '백기사'는 아니라는 얘기다.
 
증권가에서는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의 '한수'에 탄성을 내지르고 있다. 절묘한 '꽃놀이패'를 쥐었다는 게 중론이다. 금호산업 경영권을 인수하지 않더라도 집안 싸움에서 어느 한쪽편에 서거나 제3의 인수자와 손을 잡는 등 '다목적 카드'를 손에 쥐었다는 것.
 
김상열 회장(54)은 전남 보성 출신의 중소건설사 직원으로 출발했다. 1989년 호반건설을 창업해 연간 매출 2조5000억원의 그룹으로 키운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오너'다. 김회장은 본거지인 광주광역시에서 임대주택 건설로 시작해 '호반베르디움'이라는 브랜드로 아파트 사업을 했고,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택지 지구 땅을 사들여 자체사업(시행+시공)을 벌이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웠다. 
 
김회장은 주택건설사업에만 머무르지않고 레저쪽에도 관심을 갖고 M&A로 사세를 확장했다. 2001년 경기 여주 스카이밸리CC를 인수한데 이어 2010년 미국 하와이 와이켈레CC 등 골프장을 사들였다. 2011년에는 광주·전남지역 민영방송인 광주방송(KBC)도 인수했다. 김회장의 이같은 M&A 이력을 감안할때, '금호산업 지분 5%'는 박삼구 회장이 경영권을 되찾는 과정에서 백기사가 될지, 또다른 비수가 될 지 알수 없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비즈트리뷴=정윤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