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척해진 이재용, 3개월 만에 법정 출석..."공소사실 인정 못한다"
수척해진 이재용, 3개월 만에 법정 출석..."공소사실 인정 못한다"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4.2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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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ㅣ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ㅣ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개월 만에 법정에 다시 출석했다.

최근 충수염 수술을 받는 등 고된 여정으로 수척한 모습으로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이 부회장은 재판부에 "재판 기일을 연기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의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 부회장은 앞선 두 차례의 공판 준비기일에는 불출석했으나 이날은 정식 공판 기일이어서 출석했다. 올해 1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법정구속 된 이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처음이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은 재판 진행에 앞서 "이재용 피고인을 대신해 말하겠다"며 "피고인의 상황을 참작해 재판부가 기일을 연기해줬고 그 덕분에 피고인이 위급한 상황을 넘기고 회복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향후 재판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는 이 부회장이 충수염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게 돼 당초 지난달 25일로 예정됐던 재판을 한 달가량 연기해준 재판부에 감사 표시를 한 것이다. 수감 중인 이 부회장은 정장에 흰 셔츠 차림으로 재판 시작 10여 분 전 법정에 들어섰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3개월 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이날 검찰은 "이 부회장이 승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합병 과정에서 행해진 허위 정보제공과, 투자 정보 미제공을 문제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실상 총수인 이 부회장에 의해 합병비율이 왜곡되고, 주주들이 손해를 본 것이 사건의 실체"라고 강조하며 "그럼에도 부정확한 언론 보도 등으로 수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피고인들이 합병 및 회계와 관련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범행을 쉼없이 저지른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마치 범죄단체로 보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합병과 회계와 관련한 공소장 기재 범죄를 저지른 적 없고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없다"며 "기업을 경영하는데 있는 모든 과정의 행위를 범죄로 취급되는 지금의 상황이 억울하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5개 단체가 이달 중으로 공동 사면 건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