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증권사 회사채 '완판' 행렬..."신용등급 상향 덕분"
[이슈분석] 증권사 회사채 '완판' 행렬..."신용등급 상향 덕분"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1.04.2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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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비즈트리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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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열풍으로 호황기를 맞은 증권사들이 회사채 발행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회사채가 높은 경쟁률 속에 '완판'을 기록하면서 증액발행도 잦아졌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3일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총 1조2200억원의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 당초 모집 금액은 3년물 1500억원, 5년물 1000억원, 7년물 500억원이었지만, 수요예측 결과 3년물 7000억원, 5년물 3900억원, 7년물 1300억원의 투자 수요가 몰리며 대흥행에 성공했다. 발행금리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3년물 +3bp, 5년물 -1bp, 7년물 -10bp수준에서 형성됐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증권사 공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1조원 이상 투자 수요가 몰린 것은 드문 사례로, 국내 최대 자기자본 증권회사로서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지난 16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당초 모집금액인 2500억원보다 3배 가까이 많은 7300억원의 투자 수요가 몰렸다. 이에 KB증권은 발행금액을 3년물(1500억원→3000억원), 5년물(1000억원→2000억원) 모두 2배씩 늘려 총 5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발행금리는 각각 1.562%, 1.956%다.

교보증권도 지난 5일 3년만기 회사채를 30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고 최종 결정했다. 앞서 교보증권은 지난달 말 진행한 2000억원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8800억원의 투자 수요를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하자 1000억원을 추가 발행하기로 한 것이다. 3년물 발행금리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3bp 높은 1.564%로 확정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3년물(1500억원)에 3450억원, 5년물(500억원)에 1340억원 등 총 4790억원의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기존 2000억원으로 계획했던 회사채 발행금액을 3200억원으로 증액했다. 3년물과 5년물 발행금리는 각각 개별민평금리보다 22bp, 31bp 낮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 도입 후 첫 발행에 나선 유안타증권은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완판에 성공했다. 지난달 29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000억원 모집을 진행한 결과 5300억원의 수요가 몰리자 발행금액을 500억원 늘렸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지난 2월에 이어 2개월만에 다시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3년·5년·7년물)를 발행하기로 결정했으며, 수요예측은 오는 21일 진행된다.

■신용등급 상향으로 이자부담 낮아져

증권사들의 잇따른 회사채 발행 배경으로는 호실적으로 인한 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이자부담이 낮아진 점이 꼽힌다.

회사채란 기업이 시설투자나 운영 등의 장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기업은 채권을 발행함으로써 사채업자에게 채무를 부담하고 이자를 정기적으로 지급해야 하며 약속된 기일에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기업의 이익 유무에 상관없이 확정이자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금리가 높으면 그만큼 이자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다만 기업의 신용등급이 높을 수록 회사채를 발행할 때 금리는 낮아진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적책임투자(SRI) 전문 리서치 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2020년 ESG등급평가'에서 증권사 중 최고 등급인 'A등급'을 획득했다. 

또 기업의 재무적 성과와 ESG 측면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위 10% 기업을 선별하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DSJI)월드 지수'에도 9년 연속 선정됐으며,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의 ESG 평가에서도 A등급을 받는 등 업계 최고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1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본확충에 성공하면서 신용등급이 기존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3일 한국기업평가로부터 등급전망을 기존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조정받았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가연계증권(ELS) 미상환액을 자기자본 대비 233%에서 165%까지 줄이면서 파생결합증권 운용 관련 리스크를 대폭 낮춘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도 지난해 11월 한국기업평가로부터 타 중소형 증권사 대비 시장 지배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 기존 A+(긍정적)였던 신용등급이 AA-(안정적)로 상향조정됐다. 유안타증권은 1조3000억원 규모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최근 3년 평균 2.7%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사들의 신용도가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유동성 관리 강화에 따른 자금 수요로 증권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