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차기행장 인선 논란 여전...5개월 공석 장기화되나
수협 차기행장 인선 논란 여전...5개월 공석 장기화되나
  • 승인 2017.09.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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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태 전 수협은행장ㅣ출처=수협은행
 
[비즈트리뷴]금감원장을 비롯해 금융권 최고경영자 인선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5개월째 공성인 수협은행 경영자 인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수협은행장은 경영능력이 검증된 내부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수협중앙회 측 주장과 투입한 공적자금 회수를 근거로 관료출신을 자리에 올려야 하는 정부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앞서 행추위는 지난 2월 당시 이원태 행장의 임기 만료를 두 달여 가량 앞두고 차기 행장 후보자 공모를 했지만 지원자 4명 중 최종 후보를 결정하지 못해 3월 15일 재공모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장과 산업은행장, 수출입은행장 등 금융권 인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수협은행장 선임절차도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지난 4월 이원태 전 행장이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뒤 5개월 간 후임을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행추위 내부에서 수협중앙회 측과 정부 측이 차기 행장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추위는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등 장관급 정부 추천 인사 3명과 수협중앙회가 추천한 인사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되는데 은행장 인선을 위해서는 4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지난 2월 꾸려진 행추위는 그간 2번의 공모와 9번의 회의를 열었지만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하는 데 그치고 있다.

최종 후보는 강명석 수협은행 상임이사와 이철희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시중은행 출신 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업계에서는 현재까지 5개월째 표류중인 수협은행장 선임에 대해 정부와 수협은행측이 이제는 합의점을 찾아야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이 54년 만에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 독립한 만큼 강명석 감사 등 수협 내부 인사가 은행장에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경우 수협은행 측에서 유일하게 행장 후보에 도전한 강 상임이사가 유력하고 만약 강 상임이사가 선임되면 16년 만에 내부출신 인사가 행장에 오르게 된다. 
 
반면 정부 측은 수협은행의 조직 혁신을 이끌 수 있는 무게감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며 수협 측이 추천한 인물에 대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부는 공적자금을 1조원 이상 투입한 만큼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관료 출신이 행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정부 측 인사를 강력하게 밀어붙일 경우 낙하산 논란으로 번질 수 있어 한 발 물러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대립양상을 극복하기 위해 행추위는 공식 회의를 열기 전 비공식적으로 의견 교환을 하며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행장의 공백기가 5개월여동안 길어지고 업계의 우려의 시선도 커지고 있는 만큼 양측이 한 발씩 물러설 것으로 관측된다.

수협은행은 최고경영자가 부재한 비상경영 체제 속에서도 수오히려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당기순이익 1196억원)을 달성하는 등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앞으로도 현 쟁점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더 큰 문제가 초래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금융권 CEO 인선이 속도를 내고 있어 수협은행장 자리에 시선이 쏠리는 것은 이해가 간다"며 "행추위도 수협은행장 자리관련 합의점 도출을 위해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민경기자 bnb826@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