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대기업 단체급식 시장 열린다...시장규모 4조원 넘어
[이슈진단] 대기업 단체급식 시장 열린다...시장규모 4조원 넘어
  • 박환의 기자
  • 승인 2021.04.06 2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성욱(가운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8대 대기업집단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에 기업 대표들과 함께 들어서고 있다 l 연합뉴스

대기업 단체급식 시장이 개방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8개 대기업집단(삼성, 현대자동차,LG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LS, 현대백화점)은 지난 5일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을 갖고 구내식당 일감을 전격 개방하기로 선언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단체급식 시장을 경쟁입찰로 전환하라고 제안했고, 대기업들은 이에 동의했다. LG는 전면개방 원칙 하에 그룹 내 단체급식 일감을 순차적으로 개방하고 CJ는 65% 이상(370만 식)을 개방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였다.

참여기업들은 먼저 기숙사, 연구소 등 소규모 시설들을 대상으로 내년에 약 1000만 식 규모로 일감을 개방한다. 향후 대규모 사업장까지 일감개방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기업·학교·공공기관 등 국내 단체급식 시장 규모가 2019년 기준 4조2799억원 수준이라고 파악했다. 공정위는 이 시장을 대기업이 독점해왔으며 특히 계열사·친족기업 등에 일감을 몰아주는 관행이 25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단체급식 일감개방을 통해 대기업집단 계열사 및 친족기업이 독점하던 1조2000억원 규모의 단체급식이 순차적으로 경쟁입찰로 전환되어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 시장규모 4조원...내부거래로 몸집 키워와

단체급식은 도입 초기에는 직원 복리후생 차원의 비영리 급식 형태로 운영되다가 1990년대 위탁급식 형태로 변해 영리사업 성격으로 변했다. 2000년대부터는 점차 시장이 성장, 대형화 추세를 보여왔다.

단체급식 시장의 매출규모는 약 4조2799억원이다.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삼성웰스토리가 28.5%, 아워홈 17.9%, 현대그린푸드 14.7%, CJ프레시웨이 10.9%, 신세계푸드 7% 순이다. 상위 5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들이 내부거래로 규모를 키워왔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삼성웰스토리는 삼성에버랜드의 급식 및 식자재 유통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여 설립된 회사로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업계 1위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삼성웰스토리가 삼성전자와 체결한 수의계약 규모는 4400억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아워홈은 대기업집단 계열사는 아니지만 LG그룹 故 구인회 회장의 3남이 별도 설립한 회사로써 친족관계인 LG그룹 및 LS그룹과 오랜 기간 수의계약을 통해 거래해 왔다”고 판단했다.

이어 “현대그린푸드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등 범 현대가 그룹들의 단체급식 일감을 차지해 왔고, 씨제이, 신세계 그룹은 계열회사인 씨제이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와 각각 그룹 내 구내식당 대부분을 수의계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정책 효과 우려...실적 변화에 촉각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에게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공정위의 전망과는 달리, 외국계 기업이 혜택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수천 명의 식사를 한 번에 제공해야 하는 대규모 사업장 급식은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 정부 청사 구내식당 업체 선정 시 대기업을 제외하자 외국계 기업이 그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실적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생긴다. 삼성웰스토리의 경우 내부거래 규모가 40%가 넘어 일감 개방 시 실적이 불확실해질 수 있다. 아워홈의 내부거래 규모는 26%, CJ프레시웨이 10% 정도이다. 단체급식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낮은 업체일수록 실적 변동성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단체급식 일감 개방이 이제 시작했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지 악재가 될지는 모르는 상황"이라며 "시장 변화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박환의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