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11] 유한양행, 오픈이노베이션 통한 '사회공헌' 눈길
[ESG경영-11] 유한양행, 오픈이노베이션 통한 '사회공헌' 눈길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1.04.0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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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이 요즘 기업들의 생존 화두로 떠오른 ESG경영 부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환경경영(E) 분야는 물론 사회책임(S) 분야에서도 수준 높은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유한양행은 지난 2월 발표된 국내 시가총액 기준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매경 지속가능발전소 ESG평가'에서 67.2점으로 기업 통합 1위를 차지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ESG데이터 공개 비율이 낮고 리베이트 사고가 잦기 때문에 유한양행이 최고점을 받은 것은 더 큰 의미가 있다. 유한양행은 환경 관련 데이터를 충실하게 공개한 기업 중 최근 3년 동안 환경 사고가 없어 E 분야에서 높은 점수(76.23점)를 받았으며, S 분야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지난 3월 한국능률협회가 선정하는 2021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서 18년 연속 제약 부문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유한양행은 이 시상이 시작된 이후 제약 부문 1위를 단 한 차례도 놓치지 않았다.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는 "지난 3년간 기업들이 ESG 경영에 노력해왔지만, 점수 상승으로 쉽게 이어지지 않은 것은 각종 사건·사고 발생에 따른 ESG 관련 리스크가 끊임없이 부각되기 때문"이라며 "ESG 성과만큼이나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구조화된 사회공헌 시스템

유한양행은 사회공헌 우수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 이유는 기부금의 액수나 자원봉사의 규모가 아닌 창업자 故 유일한 박사로부터 시작된 기업이념과 유한만의 기업이윤 사회환원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유한양행은 사회공헌시스템은 크게 △사회환원 △사회공헌 △자원봉사로 나뉘어 있는데, 지배구조를 통한 사회환원과 중소형 바이오벤처 투자를 통한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구조화된 사회공헌 시스템은 '기업에서 얻은 이익은 그 기업을 키워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유일한 박사의 창업정신이 그 바탕에 있다.

1971년 창업자 유일한 박사는 전 재산을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에 기증하면서 현재 유한양행의 최대 주주는 공익재단이며, 배당을 통해 수익이 자연스럽게 사회에 환원된다.

유한양행 주주 현황 ㅣ 유안타증권

유일한 박사의 기증으로 유한양행의 주요주주는 유한재단(16%)과 유한학원(8%) 등 비영리단체가 됐으며,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은 유한양행의 배당수익을 받게 되고 재단은 장학사업, 소년소녀가장 돕기 등의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유한양행의 이익이 사회로 환원된다. 또한 2012년 이후 배당금 총액은 한 번도 줄어든 적이 없다. 2019년의 경우 영업이익이 125억원으로 전년(501억원)대비 75%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금 총액은 줄지 않았다. 배당금액이 안정화돼있어 비영리단체인 유한재단 및 유한학원도 순조롭게 운영이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창업자의 나눔 정신을 계승하고 회사 내 실천적 자원봉사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직원 등이 참여하는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이에 모든 임직원은 회사의 핵심가치인 ‘Progress’, ‘Integrity’를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자원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임직원 봉사단은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여 어려운 복지시설 및 저소득 가정과 연계해 지역사회에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있으며, 다양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전문경영인 제도를 도입, 회사 내부의 인재에게 경영을 맡기는 등 기업 경영의 투명성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주요 대기업 대표이사 가운데 전문경영인 비중은 17.3%(2019년 기준)로 낮은 수준이다. 전문경영인 체제는 오너가 대비 경영권분쟁과 같은 이슈가 나타날 가능성이 작고 주주 및 기업가치를 위한 합리적 의사결정 가능성이 높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는 역사가 오래된 제약사임에도 불구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이라는 카드를 먼저 뺄 수 있었던 이유로 보인다"며 "유한양행은 2020년 기준 별도재무제표 기준 2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기업이 되면서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사외이사를 5명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이런 이사회 운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지배구조 관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중소형 바이오기업 투자로 R&D 포트폴리오 강화

유한양행 최근 10년간 R&D 투자현황 ㅣ 유안타증권

유한양행은 중소형 바이오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를 시작으로 3년 만에 글로벌 기술이전이라는 성과를 내며 R&D 포트폴리오를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본격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선택하면서 유한양행의 외부 투자는 2015년 715억원 수준에서 2020년 2227억원으로 약 3배 증가했다.

기술수출 5건 중 3건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도입된 물질이다. 제넥신의 경우 2015년, 2018년 두번의 투자가 진행됐고 유한양행으로 도입된 hyFc기술로 찾은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은 2019년 7월 베링거인겔하임으로 기술 이전됐다.

2016년 제노스코 투자는 표적항암제 렉라자의 도입과 함께 진행되었으며, 렉라자는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총 12억5500만달러 규모로 기술 이전됐다. 이외에도 2011년 투자한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파이프라인 YH14618은 2018년 스파인바이오파마에 기술 이전됐다.

서 연구원은 "본격적인 R&D 오픈이노베이션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글로벌 기술이전이라는 성과를 이뤘으며, 6년째 되는 올해는 국내 신약(렉라자) 허가를 받았으며, 이러한 성과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1월 국내 식약처로부터 렉라자(폐암치료제) 조건부 허가를 승인받아 하반기 처방이 기대된다"면서 "렉라자는 얀센으로 기술수출 한 품목으로 글로벌 단독 및 병용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 된 NASH치료제 GLP-1/FGF21은 유럽 임상 1상, 만성두드러기치료제 YH35324는 국내 1상 계획 중"이라며 "면역항암제 YH32367은 현재 비임상 독성 실험 진행 중으로 4분기 국내 IND 제출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만성두드러기치료제 YH35324는 지아이이노베이션, 면역항암제 YH32367은 에이비엘바이오와 함께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으로, 앞으로도 바이오벤처를 통해 도입한 물질들의 결과물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유한양행은 기업 활동과 환경 조화를 끊임없이 추구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 성장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고자 환경경영시스템(ISO14001)을 도입하는 등 저탄소 사회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투명한 환경경영 운영을 위해 기업환경정보시스템을 통해 환경정보 및 환경오염물질 배출 저감 실적 등 환경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지역사회 중심의 환경정화 활동을 지속해서 전개하고 있으며, 사내 친환경 문화 조성을 위한 사내 환경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한양행은 임직원들의 친환경 인식을 높이고, 실천력 있는 친환경 문화를 조성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