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공유-싱가포르] 운수업계 전통 강호, 고젝・그랩에 도전장
[승차공유-싱가포르] 운수업계 전통 강호, 고젝・그랩에 도전장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1.04.0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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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omfortDelGro
출처: ComfortDelGro

그랩(Grab)이나 고젝(Go-Jek)과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는 싱가포르의 교통 풍경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전까지 싱가포르 교통 산업을 지배해 온 기성 기업 컴포트델그로(ComfortDelGro)는 최근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 속에서 진화를 꾀하고 있다. 

◼︎ 승차공유에 밀려난 전통기업 '컴포트델그로', 디지털화로 고젝・그랩에 맞선다

택시·버스 등을 운영하는 컴포트델그로는 지난 수십년 동안 싱가포르 교통 사업을 이끌어 왔지만, 그랩과 같은 승차공유 기업의 등장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컴포트델그로를 포함하여 싱가포르 내 택시기업들이 운용하는 택시 수는 1만 8천 대로 줄어들었다. 승차공유의 탄생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였다.

운수업계 전통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컴포트델그로는 뉴페이스에 맞서기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디지털화'를 시도했다. 2020년 컴포트델그로는 중국 에너지 스타트업 인비전디지털(Envision Digital)의 부회장이었던 씨우 임 쳉(Siew Yim Cheng)을 최고디지털경영자(CDO)로 고용하고 디지털 혁신을 맡겼다. 컴포트델그로서는 첫 CDO다.

◼︎ '지그' 앱 통해 택시예약부터 식당 예약, 주문, 명소 추천 등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제공 

컴포트델그로의 야심찬 디지털 혁신의 중심에는 '지그(Zig)'라는 이름의 모바일 앱이 자리하고 있다. 고객은 지그 앱을 통해 택시를 예약할 수 있으며, 그 뿐 아니라 레스토랑 주문을 할 수도 있으며 저녁 식사를 예약할 수도 있다. 명소를 찾거나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을 도와주기도 한다. 모든 서비스의 결제는 오로지 인앱 디지털결제로만 가능하다. 

 지그 앱은 현재 싱가포르 내 1,500개 이상의 식당과 300개의 오락거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지난달 9일부터 개시했다. 그랩이나 고젝처럼 식료품 등을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도 조만간 지그 앱상에 개설될 예정이다. 

출처: mothership.sg
출처: mothership.sg

◼︎ 컴포트델그로의 '디지털 혁신', 핵심은 '오프라인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 

지그는 컴포트델그로가 이미 갖고 있는 택시나 대중교통 자산들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마련된 것인데, 지그 앱 최고경영자 리우 웨이 치(Liew Wei Chee)는 "자사의 비전은 통근하는 사람들이 주변환경을 탐색하고, 인근 소매상들을 도울 수 있도록 만들고 장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팬데믹이 '디지털화'를 가속화시킨 가운데, 자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상을 연결하여, 통근하는 사람들에게 소매상들과 디지털로 열결될 수 있는 더 많은 방안들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 승차공유 사업면허 발급받은 컴포트델그로···'그랩 VS 고젝' 경쟁 구도 바뀔까 

컴포트델그로는 지난해 승차공유 서비스 사업면허를 발급받았다. 그랩이나 고젝과 같은 사업 면허로서 택시호출 서비스뿐만 아니라 승차공유 서비스까지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컴포트델그로의 이러한 행보는 전통 운수기업과 승차공유 기업 사이의 경계선을 더욱 흐릿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2013년 미국 승차공유 기업 우버(Uber)의 시장 진입 이후 시작되었다. 

일각에서는 일부 택시 기사들이 디지털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으며,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내 승차 서비스의 수요는 팬데믹 이전 수준의 70% 정도에 계속 머무르고 있다. 경쟁사인 그랩과 고젝은 '전통 강호'로 꼽히는 제3의 경쟁자 등장으로 인해 더욱 치열해진 경쟁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트리뷴=문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