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지각변동①] 반도체 패권 다툼 가속화..."비메모리 경쟁력 키워야"
[반도체 지각변동①] 반도체 패권 다툼 가속화..."비메모리 경쟁력 키워야"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3.3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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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진출 등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요동치면서 국내 기업들이 비메모리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 30일 '반도체 산업이 흔들린다 :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과 미래'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전경련 관계자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 등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판도 변화가 급물상을 타고 있다"며 "주요국 정부의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 "파운드리 경쟁 심화...글로벌 반도체 시장 요동친다"

이날 세미나에서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 재원을 집중하고 있는 파운드리 부문의 경쟁 심화와 재해로 새로운 위험이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우선, 미국은 무역 제재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데에는 단기적으로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팹리스(반도체 설계)에 편중된 반도체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등의 과제를 갖고 있다.

특히, 미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오는 2024년까지 투자비의 40% 수준을 세액공제하고, 반도체 인프라 및 R&D에 228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도 지난 2015년 ‘중국 제조 2025’를 천명하고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 목표를 설정하여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노 센터장은 "현재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대응해 ‘도광양회(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실력을 기름)’ 전략으로 대형 M&A 추진 및 반도체 국산화 확대를 시도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럽 국가들도 아시아 파운드리 업체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나선 상황이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뜻을 모아 최대 500억 유로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노 센터장은 "자동차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는 각국 정부의 요청으로 TSMC 등 대만의 파운드리 기업들이 생산라인 재조정을 통해 자동차 반도체를 증산함에 따라, 올해 7월경 이후로는 공급 부족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비메모리 경쟁력 키워야...기업·정부 협업 필요

이어 세미나에서는 국내 기업들은 메모리반도체 뿐 아니라, 비메모리 부문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최근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주요국은 반도체 제조시설 구축에 각종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수립해 유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반도체 현황에 대해 "미국과 유럽, 일본이 자국 내 제조시설 확충으로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하고, 중국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반도체 굴기를 노리고 있다"며 "대만은 세계 최고의 시스템반도체 제조기술을 통해 국가의 국제적 위상을 더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 전무는 “우리나라도 반도체 제조시설을 신속하게 잘 구축하고 시스템반도체가 전자산업 공급망에서 역할이 확대되도록 민관이 협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장도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반도체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연구원장은 "미국은 반도체 제조기술 연구조합 ‘세마테크(Sematech)’를 출범시켜 정부와 인텔 등 대기업이 투자한 덕분에 오늘날의 퀄컴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대만도 산업기술연구원(ITRI)’을 통한 지원 덕분에 TSMC, UMC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다”며 "반도체 산업은 기업 간 경쟁구도를 넘어 국가 간 경쟁에 직면한 만큼, 정부와 기업은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도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투자(Investment), 타이밍(Timing), 인재(Talent)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